[서평 16] 투자의 모험(스티븐 슈워츠먼)
1. 서론
좋은 구두가 당신을 좋은 곳으로 안내해 준다는 말이 있다. 구두를 보면 그 사람의 준비상태가 보인다. 깨끗한 구두는 안정감과 신뢰를 준다. 아쉽지만 세상에선 외적인 것에 상당히 많은 것이 결정된다. 구두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나도 중요한 자리엔 꽤 신경을 쓰고 구두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외적인 것이 중요치 않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정말 인생에서 중요한 내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나는 좋은 책이 나의 내면의 상태를 알 수 있게 해 준다고 믿는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책에서 모든 것을 배울 수는 없고, 직접 경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주에 읽은 책을 통해 나는 내가 원하는 곳에 가기 위한 나의 생각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둔다.
2. 직업인
이번에 읽은 '투자의 모험'이라는 책은 블랙스톤의 창업자 스티븐 슈워츠먼의 투자원칙과 인생에 대한 책이다. 책은 분량이 꽤 되었으나, 비교적 쉽게 쓰여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도 잘 읽혔다. 좋은 투자를 하기 위해 이 책을 선택해서 읽었지만, 오히려 투자보다는 인생과 직업에 대해 책에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의 인생의 경험이 간접적인 이정표를 제시해 준다. 14년 근무를 해오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더 능률이 오르고, 돈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측면에서만 보면 현재 하는 일은 다소 지겹기도 하고 성장이 더뎌 보였다. 가장 중요하게도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세상은 냉정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돈을 주는 곳은 없다. 수요가 있어야 한다. 남들이 원하지만 하지 못하는 것을 나의 능력으로 해결해 줄 때 비로소 돈이 생긴다. 뉴욕 월스트릿에서 의사결정 한 번은 수천억 달러의 차이를 초래한다. 그 결정을 아무나 할 수 없기에 많은 돈을 주고 컨설턴트를 쓰는 것이다. 과연 시장에서 내가 가진 능력은 어느 정도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3. 투자자
회사에서 입지가 작아질 수도록, 앞날의 비전이 희미해질수록, 나의 인생을 지탱하는 것에 '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모아놓은 자산의 규모가 내가 열심히 살아온 결과 지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돈은 삶에서 많은 것들을 쉽게 해결해 주었다. 내가 원하는 위치에 있기 위해서 해야 했던 것들의 대부분이 돈으로 해결 가능했다. 그런 의미에서 돈이 삶을 지탱해 준다는 생각이 커졌다. 돈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되고 나니, 어이없게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돈을 충분히 모아놓지 못한 나의 노후가 두려워졌다. 당장에 연금저축펀드와 IRP를 통해 투자를 시작했다. 지금까지 모아만 놓았던 자산을 굴려서 미래를 안정적으로 설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돈과 경제, 투자에 대해 차분히 오랫동안 공부했다고 자부했지만 실전은 냉혹했다. 다년간 채권과 예금에만 투자했던 나에게 주식의 변동성은 감당하기 어려웠고 많은 시간을 주식창을 보면서 보냈다. 이건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4. 나에게 맞는 투자법
나의 투자 목표 수익률은 연 6%이다. 나는 과거 재형저축에 월 100만 원씩 8년을 저축해서 목돈을 만들었다. 3-5% 변동금리 상품이었으나 15.4%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는 장점이 있었다. 재형저축이 끝날 무렵 고금리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고, 나는 만기 된 돈을 모두 5% 정기예금에 저축해 두었다. 뭐 하나 신경 쓸 일 없는 투자였다. 당시 나는 사회초년생으로 회사에 적응하느라 투자 공부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회사일이 익숙해지니 이것저것 공부할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앞으로 펼쳐질 2-3% 저금리 시대에 은행에만 돈을 넣어두면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 손해라고 한다. 미국주식, 부동산 갭투자, 코인 등으로 1년 사이에 몇 배의 수익을 올렸다는 유튜브의 투자 동영상이 넘쳐난다. 나만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 때, -2% 손해를 보는 것보다 +1% 수익을 내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라는 생각이 든다. 조급한 마음에 투자해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투자할 곳이 보이지 않을 때는 관망하는 것도 투자인 것이다. 돈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5. 결론
6%의 투자 수익률을 가정할 때 연 6,000만 원을 벌기 위해서는 10억 원의 금융자산이 필요하다. 근로소득만으로 나는 이미 10억 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것이다. 내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10억 원을 빨리 벌어서 은퇴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근로소득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근로소득을 유지하는 것은 효과적인 선택이 아닐 수 있다. 즐거운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성장하는 일을 하면서 근로소득을 유지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직업인이 되어야 한다.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근로소득의 일부를 잘 저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쉽게 얻은 것 중에 가치 있는 것이 적고, 빨리 이룬 것 중에 지속가능성이 높은 것이 적다. 벼락부자는 없다. 오랜 시간 노력해서 모은 것이 더욱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