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17] ZERO to ONE(Peter Thiel)
회사에서 오래 근무해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나의 회사 생활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처음엔 남들보다 빨리 잘되기 위해 죽도록 노력했다. 노력에 대한 일부 인정을 받았다. 사람들과 관계가 무너지며 이슈를 겪었다. 이직을 위해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죽을힘을 다해 버텼다. 겉으로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언제 또 회사를 다닐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마음에 있다. 이것이 지난 10년의 나의 회사 생활이다. 지나고 보니 한 문단으로 간단히 정리된 이 일을 위해 참 많이 울고 뛰었다. 계속 일하기 위한 직업인으로 가치를 갖추기 위해, 이번에 읽은 ZERO to ONE에서 성공 가능한 비즈니스를 판별하는 모델에 나를 적용해 여기에 기술해 놓는다.
1. The Engineering Qeustion
Q : Can you create breakthrough technology instead of incremental improvements?
A : 나에게는 획기적인 기술이 없었다. 내가 가진 강점이라고는 남들보다 조금 더 성실한 것뿐이었고 어떤 강점을 회사 내에서 키워야 할지에 대한 전략이 부재했다. 있는 부서, 있는 자리에서 남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까지 일했다. 장기 플랜 없이 상사를 믿었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상사를 위해 열심히 했고, 누구보다 빨리 잘 해냈다. 그러나 그것뿐이었다. 믿었던 상사는 더 높은 자리로 가 버리고, 상황은 순식간에 변했다.
2. The Timing Qeustion
A : Is now the right time to start your particular business?
Q : 이직을 위한 적절한 시기가 아니었다. 나만의 기술도 없을 뿐 아니라, 회사에서 마음을 다친 상태에서 면접 등을 잘 준비할 수 도 없었다. 배고플 때는 장을 보면 안 된다고 했다. 연봉을 낮춰서까지 이직을 위해 면접을 봤지만, 모두 떨어졌다. 왜 좋은 회사를 다니면서 이곳으로 오려고 하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모든 곳에서 떨어진 것이 오히려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3. The Monoply Question
Q : Are you starting with a big share of a small market?
A :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독자적인 점유율을 만들 만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전문지식도 부족했을 뿐 아니라, 중간 관리자 역할도 실패한 나에게 더 큰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기회는 주워지지 않았다.
4. The People Qeustion
Q : Do you have the right team?
A : 함께 일할 적정한 팀 역시 없었다. 회사 내 마음을 이야기할 친구 1명이 없었다. 모든 것을 혼자 했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역량을 의심했다. 혼자 하는 게 편했고 더 잘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 자만으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졌다.
5. The Distribution Question
Q : Do you have a way to not just create but deliver your product?
A : 내가 가진 역량으로 시장에서 돈을 벌 수가 없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고 큰소리쳤지만, 어디에서 나의 재능과 능력에 대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없었다. 회사를 제외한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6. The Durability Question
Q : Will your market position be defensible 10 and 20 years into the futrue?
A : 나의 가치는 10년, 20년을 지속될 수 없다. 경쟁자는 넘쳐나고, 나보다 더 젊고 갈아 넣을 준비된 이들이 천지에 널려있다. 환경변화에 의해 쉽게 교체되는 상황이다.
7. The Secret Qestion
Q : Have you identified a unique opportunity that others don't see?
A : 이것이 핵심 질문이다. 나는 남들이 선호하는 직업군에 있고 싶어 했다. 높은 사회적 지위, 높은 급여, 보장된 워라벨을 원했다. 그런 곳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수록 진입장벽이 높거나(전문자격증, 외국박사 등), 온전치 못한 급여(열정페이 등)를 제공한다.
나는 앞으로 25년 간 내 분야에서 일을 계속하고 싶다. 직업인으로 성장감을 느끼고, 사회에 기여하길 원한다. 그렇기 위해 오늘 이 7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답에 합당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지금 직장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이곳에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있고, 다양한 정보가 축척되어 있다. 회사 내에서 내가 갖춰야 역량과 전문성을 습득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회사를 위한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결국 회사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수동적으로 죽지 못해 다니는 회사 생활에서, 능동적이고 전략적인 회사생활로 변화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