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병을 가진 여성은 어떠한 질환이든 약물치료에 대한 걱정으로 임신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임신 중 비교적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약이라고는 진통제 타이레놀과 알레르기 약인 페니라민 정도입니다.
(임신 중 사용 안전 등급 A 혹은 B 등급)
위장약이나 감기약조차도 사용은 할 수 있지만 조심스럽게 최소한으로 복용하게 됩니다.
(임신 중 사용 안전 등급 C)
그래서 우울이나 불안이 심하여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겪는 가임기 여성분들은 임신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중증이 아닌 공황이나 우울증의 경우 1년 정도의 권고되는 치료를 통해 증상이 충분히 호전될 경우 임신 시도를 해볼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ADHD의 경우, 우울증과 달리 지속적인 경향성에 대한 치료이기에 약물 치료를 1년 이상 장기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사회 직업적 기능의 어려움으로 치료받는 분들은 임신으로 인하여 직장 생활을 휴직할 수 있기 때문에 투약을 중단하고 지켜볼 수 있지만, 일상생활의 어려움이나 정서 문제가 심하여 치료받는 분들은 임신으로 인한 투약 중단이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임신 중 ADHD 치료제 복용은 기형의 위험성은 증가하지 않지만 태아 조산 및 저체중 등의 부작용 가능성으로 치료제 사용 중단을 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대안으로 부프로피온이라는 치료제 (임신 중 사용 안전 등급 B)를 임신 중기 이후 사용하거나 최근 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진 TMS (경두개자기장자극술) 치료 정도가 가능해진 것도 다행인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 ADHD 치료제인 덱스암페타민 (DEXAMPHETAMINE: 대표 상품명 애더럴)의 임신 중 사용이 산모와 아이의 건강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물론 한 개의 연구이기 때문에 일반화할 수 없습니다만!
연구 대상자 규모가 큰 편이고 임신 중 치료제 사용과 관련한 연구 자료가 드물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따끈따끈한 2024년에 발행된 저널입니다.
연구자들은 2003년부터 2018년 사이에 서호주에서 출산한 ADHD 진단을 받은 1,688명의 여성 집단을 분석했습니다. 참가자 중 65%(547명)의 약물 유지 그룹은 임신 전체 기간 동안 덱스암페타민을 복용했습니다. 35%(297)의 중단 그룹은 두 번째 삼 분기가 끝나기 전에 투약을 중단했습니다.
844명의 여성으로 구성된그룹은 임신 전에는 덱스암페타민을 처방받았지만 임신 중에는 처방받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임신 기간 내내 약제를 사용한 그룹에서 조숙아, 저체중아, 병원 재원일 수 증가, 아프가 점수(출산 직후 신생아 건강 점수), 신생아 금단 반응에서 사용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차이가 없었습니다.
물론 약제를 사용하지 않은 그룹은 산모 고혈압, 신생아 집중 관찰실 사용 등에서 더 낮은 확률을 보였습니다. 약제를 사용하다가 임신 초기에 중단한 그룹은 유산 관련 위험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신 중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임신을 했다고 무조건 치료를 중단하기보다는 약물치료 중단으로 인하여 겪을 고통과 위험성은 약제의 실제적인 위험성과 객관적으로 비교하여 치료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PS. 끝으로 정말 죄송스럽고 중요한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메스암페타민 (애더럴)은 국내에서 허가되지 않은 관계로 득실 평가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저희에게는 아직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