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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립 Aug 06. 2022

여성의 성인 ADHD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경험하고 쓴 성인 ADHD 이야기

방송인 박소현 씨가 조용한 ADHD로 진단된 일이 핫뉴스로 메인 화면에 뜨고 여성의 ADHD에 관한 책들이 입소문을 타는 올 한 해는 제 진료실에도 주의력 저하를 호소하며 찾아오는 20대 여성분들이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왜 성인 ADHD는 남 녀 비율이 같다고 하는데 왜 유독 여성의 ADHD가 별개로 관심을 받는 걸까요?


아동기에는 남아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ADHD 진단을 받습니다. 남아들은 과행동/충동성 증상이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기 쉽기 때문에 부모나 선생님이 쉽게 평가 의뢰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여아들은 내적 증상인 주의력 저하 유형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보니 진단을 놓치게 되기 쉽습니다. (여아에서는 주의력 저하 유형이 남아보다 2배 더 높게 나타납니다.)


과행동 유형에서 진단을 놓칠 확률이 5% 정도임에 반해 주의력 저하 유형에서는 진단을 놓칠 확률이 무려 50%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또한, 여성에서는 ADHD 문제가 자존감 저하나, 불안, 정서 불안으로 증상을 호소하기 쉽고 그와 관련한 정신건강 문제로 읽히게 됩니다.
학창기에 남아들보다 증상을 보상하는 대처 기술을 더 잘 사용하기 때문에 증상이 가려진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인기에 이르러 학교와 집을 떠나 대학이나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수면 아래의 증상이 표면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일찍이 성인 ADHD에 대한 대규모 역학 조사를 마친 나라에서 보고한 성인 ADHD의 남녀 비가 거의 대등한 것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국내에서 지금껏 진단되지 않은 ADHD의 잠재 인구가 여성이 훨씬 많다 보니 최근 진료실을 찾는 빈도가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한편, 공존 진단에서는 질환에 따라 다소 성별 차이가 있습니다.


남성에서는 물질 중독, 반사회성 인격장애의 공존율이 여성에 비해 높다면, 여성은 불안장애, 경계선 인격장애의 공존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추가적으로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변화의 관점에서 증상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 진료 경험상에서도 중추신경자극제가 생리 전에 효과가 더 떨어진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서도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으면 인지 증상 개선이 도움이 되지만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높아지면 증상이 악화된다고 합니다.  월경전 증후군이 ADHD 여성에게 더 흔하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어쨌든, 여성에서 호르몬의 변화나 월경전 증후군은 ADHD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치료제의 반응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을 치료에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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