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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립 Jan 28. 2023

ADHD가 PTSD와도 관련이 있다구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직접 경험하고 쓴 성인ADHD 이야기

통상 정서적으로 큰 고통을 경험했을 때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말합니다.

과거의 어떤 괴로운 기억이 현재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험은 누구라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심적 트라우마는 우울증, 불안장애, 성격 구조의 문제 등 여러 정서 장애가 이환되는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강력한 충격적 사건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후 상당 기간이 지나도록 충격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재 생활에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고 일상생활이 어려울 경우 PTSD, 외상 후스트레스라고 진단하게 됩니다.


그런데 ADHD는 PTSD와도 강력한 상호 연관성이 있다고 합니다.


ADHD와 PTSD 사이의 관계를 조사하는 여러 연구의  메타 분석에서  두 장애 사이 양방향 연관성이 나타났는데요.

ADHD를 가진 개인의 PTSD의 상대적인 위험은 일반 대조군에 비해 4배 더 높다고 합니다.

PTSD를 가진 사람의 ADHD 위험 또한 정상 대조군에서 관찰된 것의 2배라고 합니다.


오늘 시간은 그 상호 연관성에 대한 근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물론 ADHD 증상을 생각하면 상식적인 선에서 관련성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ADHD가 있을 경우 아동기 학대, 자동차 및 낙하 사고, 폭력 등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주 증상인 충동성과 급발진은 트라우마 반응을 높은 확률로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사건에 휘말리게 합니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연구에서는 공포의 소멸 학습에 관련한 뇌 영역의 문제라는 관점에서 PTSD와 ADHD의 관련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설명드리기 위해 공포 반응의 조건화와 소거에 대해 잠시 설명드리겠습니다.



가령, A가 등산을 하다가 바위에 앉아 쉬는데 바로 발 밑에 뱀이 있는 것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 기절할 뻔한 경험이 있다고 하죠. A는 이후로 또아리나 밧줄 혹은 호스가 꼬여있는 모습만 봐도 기절초풍할 것입니다. 그런 모양 근처에도 가고 싶지가 않았지요.



그런데 최근 1년간 A는 또아리 모양을 보고 놀라기를 반복하면서 그런 자신이 황당하다는 생각을 몇 번 한 후에 또아리를 여러 번 관찰합니다. 그리고 또아리나 밧줄은 질감, 빛깔 등 뱀과 확연히 다른 모양임을 더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일상 환경에서 뱀이 나올 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안심시키지요.


또아리를 반복해서 보면서 또아리는 뱀과 모양이 유사한 것이지 뱀이 아니고 위험한 것이 아니라는 중립적인 경험을 반복하는 학습을 통해 공포 반응이 소멸된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생존에 위협적인 자극을 피하기 위해서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기에 위험 상황, 위험 장면 자체를 실제 위험 자극과 함께 통(세트)으로 저장합니다.


위험한 일이 벌어진 그 맥락 속의 무엇이 위험이고 무엇이 위험이 아닌지 정교하게 구분되지 않고 그 상황의 모든 자극이 피해야 할 신호로 입력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추후에 진짜 위험이 아닌 것을 구분하는 학습을 통해 뇌는 실제 위협이 아닌 자극들을 중화시키게 됩니다. 이때 복내 측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어 공포 회로인 해마, 편도체를 포함한 회로와 잘 협업하여 안전하다는 새로운 학습을 해야 합니다.


PTSD를 가진 사람에서는 이 공포 소멸 반응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에  트라우마 기억이 현재의 주변 환경과 구분되지 않고 늘 과거의 공포 속에 현재를 살게 됩니다.


그런데 ADHD를 가진 사람에서도 PTSD에 대한 높은 위험을 설명할 수 있는 공포 반응 소멸을 매개하는 뇌 구조의 기능적 활성화에 결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입니다. 그리고 ADHD와 PTSD 모두 도파민 운반체 유전자와 칸나비노이드 수용체 유전자의 다형성을 포함한 공통된 특이 유전적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물론 PTSD나 트라우마 반응은 여러 정신질환의 경로가 될 수 있고 다른 정서 질환에서도 비슷한 공포 회로 반응이 동반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ADHD로 치료받는 대상에서 트라우마를 일으킬 수 있는 과거 경험을 탐색하고 PTSD 증상을 겪고 있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ADHD and PTSD” symposium Andrea Spencer, M.D., Joseph Biederman, M.D., and Mohammed Milad, Ph.D., as part of the 2021 APSARD Annual Virtual M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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