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시작한 20년 전부터 정해진 시간 내로 일을 끝내는 것이 어려운 저는 지금도 이렇게 예정보다 늦어지는 게 당연한 일상을 반복 중입니다.
개원한 지 8년 차.
개원 2년 차 해는 예비군 훈련으로 3일 문 닫는 것도 불안해서 대신 여름휴가를 안 갔습니다. 이렇게 달려오면서 금년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여기서 도망가고 싶은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도망갈 것을 오랜 기간 길게 상상해 봐야 '한방에 결정하고 털고 나설 이유가 있지 않는 한 결과는 현재를 반복할 것이 분명하다'며 생각을 잘라내기를 반복하던 중 올해 도망 대신 나에게 보상을 주겠다는 결심을 하고 미국행 비행기를 끊었습니다.
목적지는 바로 여기입니다.
바로 CHADD라는 단체를 주축으로 미국에서 매년 열리는 ADHD 관한 치료자 상담가 및 옹호자, 가족, 치료 당사자가 모두 참가할 수 있는 콘퍼런스 형식의 행사입니다.
CHADD는 ADHD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강점을 인식하고 만들어가는 것을 모토로 세워진 비영리단체로 ADHD에 관한 근거 있는 정확한 정보 제공하고 환자와 그 가족 및 치료자들을 지지하며 이와 같은 행사를 기획하는 등의 활동을 합니다.
대면 일정은 3일인데 그중 더 전문가 위주로 진행되는 professional day 하루만 참여 신청을 했습니다. 학회장에서 하루 정도 더 머무를 수도 있는 여지를 두긴 했지만 모처럼 마련한 귀한 5일(오가는 2일 제외) 중 3일은 뉴욕 여행과 필라테스 센터 방문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성격상 여행이더라도 제대로 준비가 되고 머리에 기획이 설 때까지 스트레스를 받는지라 한 달간 계획을 생각을 안 하려고 하다가 지난 며칠간 숙소를 확정하고 학회에 참여할 수업을 정하고 나니 이제야 여행에 대한 기대가 생깁니다.
강연자 리스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은 Ramsay Russell이라는 (제 생각에) ADHD 관련 세계적인 전문가 한 손 손가락에 꼽을 수 있고 ADHD 인지행동치료 관련해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알려진 이 책을 쓰신 분입니다.
그러나! 제가 영어가 안 되는 관계로 제 스스로도 그냥 내려놓고 그냥 조용히 현장 분위기를 느끼고 온다는 마음으로 떠나는 것이니 뭔가 많이 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부디 접어두십시오. 죄송 합니다 ^^:
그리고 이분 강의가 있는 날이 뉴욕의 유명한 로마나 필라테스 센터 수업을 예약하려는 날과 겹쳐서 무척 고민 중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쓴 것은 현장에서 말을 알아듣진 못해도 자료를 충분히 가져와서 한국에 돌아와서 조금씩 해독하면서 정리해 보려는 결심을 미리 표명하고자 합니다. 글이 올라오지 않으면 '갔다 왔는데 뭐 없냐?'라고 한 번씩 찔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