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전거를 탈 줄 모른다. 어렸을 때 집안 상황 때문에 친척 집에서 살아서 사촌 언니 오빠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자주 보긴 했다. 누군가 자전거를 가르쳐준 적은 없었다.
대학교 때였다. 자전거를 탈 줄 모르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친했던 절친과 얘기를 나누다가 무작정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자전거를 잘 타는 친구는 나에게 만나서 자전거를 가르쳐 준다고 했다. 그렇게 친구와의 경주 자전거 여행이 시작됐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모하고 용감했던 시절이었다. 자전거를 단 한 번도 타본 적 없었으면서 자전거를 타고 경주를 돌겠다고 했으니 말이다.
친구와 경주에서 만나자마자 자전거를 대여하고, 배우기 시작했다. 친구가 잘 가르쳐주었기 때문일까.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조금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각자의 자전거를 타고, 기대와 불안 속에 드디어 출발했다.
열심히 페달을 밟는데, 자꾸만 기우뚱하는 바람에 발로 바닥을 짚게 되었다. 심지어 오르막길, 내리막길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친구는 최대한 나에게 맞추어 주었지만, 저만치 가는 친구를 보며 엇비슷하게 함께 가고 싶어서 마음이 급해졌다. 힘들긴 했지만, 끝끝내 해내고야 말았다. 친구와의 첫 경주 자전거 여행으로 다음날 온몸이 쑤시고 아팠지만, 소중한 추억 한 자락을 새길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친구도 나도 아이엄마가 되어 자주 연락하거나 만나기도 어렵다. 하지만 언제 어느 때라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든든한 친구라는 것을 서로 느끼고 있다. 친구와의 경주 자전거 여행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 막막하고 불안해서 기우뚱하더라도 페달을 밟아가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말고, 일단 잘 부딪혀가자고 다시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