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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입마개인가.

부디 모두를 지킬 수 있기를.

by 공감힐러 임세화

어둠이 내린 시간, 잠깐 홀로 외출을 하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큰 개 두 마리에 깜짝 놀랐다. 뒤이어 한 남자가 나타났고, 개 두 마리의 목줄을 잡고 있었다. 다가오는 개들이 너무 커서 놀랐고, 큰 개인데도 불구하고 입마개가 채워져 있지 않아 경악했다.


종종 "우리 개는 물지 않아요~"를 접하곤 한다. 그런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말한다.

"우리 아이(개) 답답해서 그런 거 못 차고 있어요. 그런 걸 어떻게 채워~"


때로는 개보다 훨씬 작은 아이가 목줄을 잡고 가는 경우도 보인다. 큰 개가 조금만 달려도 그대로 끌려가버릴 정도의 아이였다. 역시 입마개는 없었다. 이런 모습을 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개들이 잘 훈련되어 있어 사람을 물지 않을 수도 있다. 가족 같은 아이들에게 입마개를 채운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렇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혹시나 하는 상황이 더더욱 두렵게 다가온다.


과연 누구를 위한 입마개일까.

개를 보고 두려워할 이들은 보호받지 못하는 것일까. 그리고 일어나서는 안 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자신의 개 또한 보호받지 못할 텐데, 누구를 지키는 일일까.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한다면, 부디 모두를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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