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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Nov 10. 2023

하트 빼빼로쌤과 츤데레 아이들

남의 교실 엿보기

아이들 등교하기 한참 전, 복도를 지나가다 빼빼로 상자로 하트모양을 만들어 칠판에 붙이고 계신 동료쌤을 보았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나누어 주시려고 미리 과자를 주문하고 배송된 상자를 가지고 라벨지로 예쁜 문구를 만들어 붙이는 정성! 이른 아침 출근하며 칠판 가득 하트모양으로 상자를 배치하며 설레어 하셨을 우리 선생님의 귀한 마음을 본다.


일교시 쉬는 시간에 선생님 반에 일부러 들어가서 말을 걸어 본다.


 "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겠네요. 우와, 쌤 멋지세요. 진짜 참교사다."
동료쌤은 허탈한 표정으로 말하신다.

 "이것들, 진짜~ 슬프게도 나만 짝사랑이에요. 내가 이거 사서 라벨지로 스티커 만들어 붙이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요! 오늘 아침 서프라이즈해 주려고 30분이나 일찍 왔는데 아무 관심도 없이 시큰둥한 거 있죠? 고맙단 말 하는 애가 한 명도 없어요!"


앞에서 친구랑 체스를 하던 한 학생이 눈길도 안 주고 말을 건넨다. "쌤, 저는 고맙다고 인사 했어요."

어쩔 수 없는,
우리들만의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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