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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Nov 30. 2023

기체 같은 1학년, 액체 같은 2학년!

초등학생 학년별 특징

요즘 들어 자주 보결 수업에 들어간다. 독감이나 코로나로 결근하시는 담임 선생님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교감선생님으로부터 온 메시지가 있는지를 체크해 본다. 누가 아파서 못 나오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보결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양한 학년에 들어간다. 보결 수업을 마치고 오신 교과 선생님들의 멘탈이 탈탈 털리신 표정을 보면 몇 학년에 다녀오셨는지 알 수가 있다.


지난주 우리 교과실 내 앞에 근무하시는 영어선생님의 이야기다. 평소 텐션 높기로 유명한 우리 영어선생님은 예전에 2학년 담임은 해 봤다고 하셨다. 하지만 단 한 번도 1학년은 안 맡아보셨다고 걱정하던 우리 선생님, 쉬는 시간 마치고 교과실 문을 열자마자 우리에게 말한다.


"1학년은 기체 같아요. 손가락 사이로 싸악 빠져나가요."  


우리 모두는 웃음을 터트렸다. 정확한 표현이다. 아무리 박수 세 번, 주의 집중 구호를 목 놓아 불러도 쪼르르 교사 옆으로 다가와 자기 말만 하는 스물다섯 명의 아기 참새들.


그래서 우리 모두 그 자리에서 학년별 특징을 정해보았다.


1학년이 기체라면 2학년은 액체 정도는 된다. 그릇에 담아 놓으면 찰랑 거리는 상태는 가능하다. 3학년은 젤리 상태다. 아직은 자유롭고 형태의 변화가 가능한 말랑 말랑한 겔 형태! 4학년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고체의 흉내를 될 수 있다. 5학년 정도 되면 담임선생님이 혹시 아파서 못 나오시더라도 아이들끼리 서로 조용히도 시키고 아픈 담임선생님께 롤링페이퍼 편지라도 만드는 기특한 '고체'상태가 된다. 완전체 6학년은 어른 같다

다른 반 교실을 보다 보면 담임선생님께서 얼마나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받으셨는지가 단박에 드러난다.

교실 뒷칠판 벽면을 보아도 그렇다.

 '내가 나중에 꼭 해봐야지' 하는 학급 운영 기법도 함께 배운다.

정말 많은 공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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