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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Jan 09. 2024

해리포터 젤리빈같이 유쾌한 너희들

 금손이 나타났다

"선생님, 혹시 해리포터 젤리빈 중 지렁이 맛 드셔보셨어요?" 한 아이가 질문을 한다. "아니, 쌤은 무서워서 차마 시도하지 못했어. 너의 최애 맛은 뭐야? " 아이의 대답은 나의 예상을 정확히 빗나갔다. 내심 코딱지 맛이나 귀지 맛이 아닐까 했는데 레몬맛이란다. "쌤, 코딱지 맛은 진짜 드시지 마세요. 아마도 뱉고 싶으실 거예요."

원어민 쌤도 웃으며 옛 추억을 떠올리신다. 고등학교 다니실 때 친구들과 보드게임하다가 걸리면 벌칙으로 해리 포터 젤리빈의 이상한 맛 먹기 미션을 하곤 했단다. 아이고, 이건 우리 식으로 하자면 1박 2일 까나리 먹기잖아!

해리포터 젤리빈은 썩은 계란 맛이나 흙 맛, 풀 맛, 후추 맛 등 예상할 수 없는 기괴한 맛으로 우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솜사탕 맛이나 마시멜로 같은 모두가 아는 유명한 플레이버보다는 비누 맛이나 수박 맛이 더 궁금한 것과 같은 원리이다.

다양한 음식들의 맛과 이름을 배운 후 클레이로 내가 만들고 싶은 요리를 만들어 보는 시간. 대부분의 친구들은 치킨이나 피자, 햄버거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의 미술 솜씨는 진짜 어마 무시하다. 저 정교한 빅맥세트를 보라!

눈, 코, 입이 모두 있는 저 햄버거. 금손이 나타났다는 친구들의 감탄에 "내가 좀 손재주가 좋지!" 이야기하는 우리 친구의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하다.

피자와 핫도그, 콜라 그리고 푸딩, 메인 요리와 음료 디저트까지 꿈의 코스가 완성된다.

햄버거 위의 참깨와 닭다리의 귀여운 눈코입까지, 아이들의 상상력은 무한대인 듯.

오늘의 MVP는 바로 이 작품! 제목은 꽥꽥 오리 가족의 소풍이다. 아, 극사실주의 러버덕의 오마주. 오리구이의 재료라는 작품 설명!

이 와중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우리의 귀여운 장난꾸러기. "쌤, 눈 한 번 감아 보세요. 짜자 잔~ 선물이에요!" 이 아이가 무엇을 내 손에 쥐여 줄지 너무나 잘 알지만 속는 척해준다. 인사동에 가면 진짜 이 모양으로 생긴 빵이 있다는 이야기에 모두 함께 배꼽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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