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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Jan 09. 2024

수능 만점자의 시험 비법

문항 출제에도 원칙이 있다

대입 역사상 최초의 수능 만점자, 오승은 박사님의 유퀴즈 방송을 보았다. 공부의 신이 전하는 시험 잘 보는 비법을 전수받고자 볼륨을 높이고 집중해서 보게 된다. 과연 어떤 꿀팁인지 궁금하다.

한성과학고, 서울대 물리학과, MIT를 거쳐 현재 UC샌디에이고 대학교의 교수님, 수능 만점자가 전하는 시험 잘 보는 비법은 바로 이것이다.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가장 적절한 단 하나의 답을 고르라.'는 그의 조언에 무릎을 치게 된다. 수능 시험이 끝나고 나면 이중 답안 소송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답이 두 개가 되면 교육과정 평가원 사람들 무지하게 곤란해진다. 이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말이 바로 '답이 두 개예요'가 아닐까. 출제자들은 이 원리에 의해 출제한다. 단 하나의 답! 이거 정말 꿀팁 맞다.

시험문제를 내는 법이 학문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예비 선생님들은 대학교에서 이를 배우고 나온다. 물론 현직에서도 계속 재교육을 받는 평가 연수가 있다. 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그 당시 '교육평가' 과목은 꼭 들어야만 졸업이 되는 전공 필수 과목이었다.

처음 이 학문을 접하면서 시험 문제를 내는 원칙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에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던지. 출제의 원칙이 있다는 것을 안 순간 머리가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학생 입장이었던 수많은 시간, 이 원리를 미리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다. 나뿐이 아니라 함께 수업을 듣던  모든 학생들이 같은 마음으로 원통함과 억울함을 표현했다.

흔히 말하는 객관식 시험을 선다형 문항이라 부른다. 4개나 5개의 보기 중 정답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다형 문항의 제작 원리를 살펴보면 '정답은 분명하게 오답은 그럴듯하게'라는 항목이 있다. 정답 주변에 그럴싸한 틀린 답지를 섞어 놓아 문항의 난이도와 변별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정답이 아니면서도 정답인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을 '오 답지 매력도'라 부른다. 흔히 "아깝게 아는데 틀렸어!"라고 후회인 오답은 수험생을 헛갈리게 한하는 학생들이 바로 이런 경우다. 그런 학생들은 정답을 찾는 훈련은 물론, 다섯 개의 보기 중 정답을 제외한 오답들이 왜 틀렸는지를  분석 해야만 하다.

오답이 왜 정답이 아닌지를 밝히는 과정은 정답이 단 하나이기에 가능한 공부법이며 '학습에 대한 학습'이다. 누가 시켜서 마지못해하는 피동적인 공부가 아니라 내가 내 공부의 주체가 되는 것이다. 흔히 시계추처럼 학원만 왔다 갔다 하고 실력은 제자리인 학습자들이 있다. 이건 남이 하는 공부에 넋 놓고 구경만 하는 꼴이다. 내가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나 스스로 파악하여 어떻게 이를 보완할 것인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자발적 학습이 중요하다. 그래야 학습자의 '메타인지능력'과 '비판적 사고력'이 향상되고 실력이 비약적으로 수직 상승하게 된다.

기억하라, 출제자는 단 하나의 답안을 숨겨 놓았다. 정답인척 하는 오답에 속지 말자. 시험 문제를 내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자. 위에서 아래를 조망하듯 문제를 거꾸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답에 도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답이 될 수 있는 건 오직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이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사실 암기도 중요하지만 큰 그림을 그리는 훈련도 꼭 필요한 이유다. 한 그루의 나무를 넘어 숲 전체를 보는 법을 익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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