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모두 다 꽃이아'는 진심 명곡이다.
이 노래가 좋은 이유에 대한 메타 분석
몇 년 전, 인디스쿨 어느 게시판에서 '모두가 꽃이야'라는 국악동요를 발견했다. 어느 선생님이 알려주셨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너무 감사하다.(어느 쪽에 계시나요? 절이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 노래는 정말 최고다. 특히 저학년 교사에게는! 학기 초 이 노래만 있으면 3월 내내 든든하다. 학급의 소속감을 다지기에는 이것 만큼 강력한 무기가 없다.
맨 처음 그 노래를 접하고는, 나는 이 발견의 기쁨을 누구에게라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음악전담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나 오늘 대박 좋은 노래를 발견했어! 이거 완전 최고야. 이름은 '모두가 꽃이야'인데, 국악방송에서 만들어서 반주 완전 고퀄이야~" 국악방송 담당자님 고맙습니다.
보통 국악곡들은 내 기준에서 '아름답다'라고 느끼기가 쉽지 않았다. 저학년 교과서에 나오는 국악 동요들은 하나같이 '재미없다'라고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곡은 달랐다. '아름다웠다'. 그게 중요했다. 다른 국악 동요들과는 달리 이 노래는 세련되고 품격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자꾸자꾸 듣고 또 듣고 따라 부르고 싶어졌다. 왜 그런 것일까 스스로 분석해 보았다.
멜로디가 단순하고 가사도 예쁘고, 반주는 어쿠스틱느낌 가득한데 서양악기도 섞여서 조화를 이룬다. 퓨전 국악 느낌이다. '도레미솔라' 5 음계만 이용한 펜타토닉스 음계, 한때 어린이들 사이에 유행했던 가요 '사랑을 했다'도 이 5가지 음만 이용해서 만들어진 노래라고 하고, 에드시런의 많은 팝송도 5 음계를 이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 좋구나!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꽃'이라고 표현해 주는 이 노래는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우리는 정말 꽃과 같은 존재다. 모두 가치 있고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해 주는 것 같았다. 반복되는 멜로디는 주술적인 효과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마치 불경을 외는 것처럼, 중얼거리며 탑돌이를 하는 것처럼 무한반복되는 가사와 단순한 멜로디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노래를 부르는 어린이의 목소리는 꾸미지 않은 듯 순수하여 1학년 아이들도 쉽게 따라 부르고 싶게 만든다. '이 정도 노래는 껌이지요'라는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다고나 할까?
코로나 이전에는 1학기 학부모 공개 수업 때 수업 전에 이 노래를 많이 불렀었다. 아이들 사진을 모아서 넣고 이 노래를 비지엠으로 깔면 쉽게 완성된다. 아이들은 내가 시키지 않아도 이 노래를 함께 부른다. 본인들이 나오니까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도 난다. 그러면 뒤에 지켜보시는 학부모님들 몇 분은 손수건을 꺼내서 눈시울을 훔치신다. 감동하신 거다. 이 풍경 자체가 정말 귀하고 소중하다. 올해도 3월 첫날 찍은 사진과 이 노래로 우리 반의 3월 모습을 담은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는데 아이들이 계속 보고 싶어 한다. 친구들 얼굴도 익히고, 노래도 배우고 1석 2조다.
이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는 내가 마치 좋은 선생님이 된 듯한 느낌이다. 이 곡을 소리 높여 부르고 있는 우리 반 아이들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 노래 하나 가르치고 불렀을 뿐인데! 많은 학생들이 이 노래를 알았으면 좋겠다. 많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이 노래로 위로받으시고, 함께 노래하며 행복을 느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