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담임이 아니라 교과 전담으로 다양한 교실에 들어가다 보니 쌤들 교실에서 만난 귀여운 아이템들이 눈에 들어온다. 또박또박 알림장에 꼭꼭 눌러쓴 저 글씨체, 실물화상기에 붙여 놓은 따뜻한 말 스티커들 모두 소중하다.
아이들 얼굴을 하나하나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찍어 자기 점검표를 딱 배치하니 잔소리가 줄어들겠네!
아니, 뒷칠판 중간에 저건 달팽인가? 나, 너와 우리여서 줄여서 와우 달팽이로군! 점점 이 반 담임쌤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이 반 친구들은 거울을 볼 때마다 얼마나 행복할까? 스티커로 저렇게 테두리를 꾸미는 아이디어 최고다.
이 반의 담임쌤의 진면목은 이제부터 나온다.
센스 넘치게 이면지 함 이름도 잘 지었네. '또 보겠지'라니! 이 반의 담임 선생님은 시를 쓰시는 분이다. 시인의 어휘 선택은 역시 탁월하다.
이 분이 시를 쓰시는 분인 걸 알게 된건 3월 초 어느 날이었다. 교실에 들어가서 수업을 하려는데 담임쌤 책상 위에 곱게 써서 붙여 놓은 쓴 시를 발견한거다. 제목도 그렇고 시 내용도 그렇고, '마음'이란 단어가 15번 넘게 나온 시다.
교과 수업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온 쌤께 누가 쓴 시냐고 물었다. 헐, 직접 지은 시란다. 아, 내가 진짜 시인을 만나다니 이럴 수가! 쉬는 시간 교과실로 돌아왔지만 벅찬 마음을 도무지 감출 수가 없다. 감동에 가득 차서 벌게진 내 얼굴을 보고 옆자리 선생님이 묻는다. "우와, 쌤 완전 행복해 보이세요! 삼 일치의 행복인가요?" 그럴 리가. 삼일 아니야. 일 년 치 감동이야! 시인 선생님을 만나서 너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