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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Apr 23. 2024

이 분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를 쓰고 싶다

동화 같은 하지만 실화인 이야기

부끄러움, 이 영화를 보는 가운데 제일 많이 나온 단어다. 남에게 자신이 한 일을 자랑하거나 내세우지 않는 분, 어른 김장하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1944년생, 우리 나이로 만 여든이 훌쩍 넘으신 선생님은 평생 자가용 한 번을 본인 소유로 하신 적 없고, 지금도 낡고 해진 옷을 입으시면서도 꼿꼿하게 남을 도우며 살아오셨다. 한약방을 해 번 돈은 남이 아픔과 고통을 통해 번 돈이므로 본인이 호의호식하는데 쓸 수 없기에 사회에 환원해야겠다는 마음으로 40대 초반 고등학교를 설립하고 그 학교가 안정화되자 국가에 헌납하신 선생님. 김장하 키즈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 선생님의 뜻을 잇기 위해, 선생님이 우리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으실 것이기 때문에 허투루 살 수 없다고 말한다.  

김주완 기자님. 김현지 피디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를 취재한 신문기자 김주완 님의 책 '줬으면 그만이지', 경남 mbc 김현지 pd님의 노력으로 그분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기자와 이야기 주인공의 숨 막히는 추격전이다. 자신이 한 선행을 절대 알리고 싶지 않아 하는 특별한 사람 때문에 취재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고 한다. 권력에, 부정한 세력에 굴복한 적 없는 삶. 본인의 신념을 한결같이 유지해 온 그의 모습을 닮고자 한 어느 신문 기자에 의해, 그동안 그리도 밝히기를 꺼려 하고 고사했던 그간의 선행이 세상에 나왔다.


수십 년간 성실히 일해 벌은 돈으로 수많은 고학생을 돕고, 장학 재단을 만들고, 학교를 세우고 그 학교를 국가에 헌납하신 분. 가정폭력 피해를 당한 여성을 돕는 데 앞장서시고, 시인, 소설가, 연극 극단, 신문사, 심지어 옆집 아주머니까지 그의 도움을 받았다는 사람은 끝이 없다. 이 분은 진짜 깊은 호수 같은 분. 결이 다른 분. 공부 많이 한 스님 같은 분이란 한 인터뷰이의 말이 딱 맞는 듯.

한 인터뷰이는 그를 성불한 사람 같다고도 한다. 맞다. 살아있는 부처가 있다면 정말 이런 모습일 거다. 평생 단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다는 분. 사부작 사부작 꼼지락 꼼지락 한 발 한 발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본다. 우리 시대에 이런 어른이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차별에 반대하는 형평운동에 헌신한 멋진 이 시대의 어른. 녹차처럼 보리차처럼 맑고 깨끗한 분 김장하 선생님. 경남 mbc에서 방송되었던 이 다큐멘터리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다. 동화 같은 하지만 실화인 이야기, 이 분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를 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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