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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 얼굴도 진짜 말랑말랑해!

옛 제자의 인기 비결

by 리코더곰쌤

오늘 2교시 수업을 시작하려는 참이었다.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더니 과학실 자기 자리에 누가 책을 놓고 갔단다. 친구 이름 보고 아는 사람이 가져다 주리고 했더니 서로 가겠다며 난리다.

"쌤, 저 그 친구 무지 잘 알아요!"​

"어? 전 ♡♡랑 어린이집 때부터 단짝이였어요!"

"♡♡가 진짜 착하고 친절하지."

과학책을 놓고 간 주인공은 내가 1학년때 담임했던 아이였다. 성실하고 마음이 곱고 누구에게나 다정한 여학생이 맞다. 옛 제자가 친구들에게 사랑받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아이들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들어 보았다.

" 맞아. ♡♡ 엄청 잘 웃고 진짜 귀여워."

여학생들의 말을 듣고 있던 그 옆의 남학생도 한 마디를 보탠다. 아니, 우리 어린이 나중에 전교 회장 나가도 따놓은 당상이겠는걸!이 다음 말이 히트다. 난 이 말을 듣고 웃느라 배꼽이 빠지는 줄 알았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인기 있는 친구의 필수조건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이건 진짜 나의 예상을 뛰어 넘었다.

"리고 ♡♡는 볼두 무지게 말랑말랑해."​

이게 무슨 말인고. 도대체 얼굴 볼따구가 말랑하건 딱딱하건 그게 뭔 상관이냔 말이다. 아니, 친구가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볼이 말랑 말랑한 걸 어찌 아는데!

그렇게 친구 몸에 손대지 말라고 강조했거늘.ㅋㅋㅋ 찹쌀떡 같이 보드라운 친구들의 대화를 들으니 계속 웃음이 난다. 오늘도 이 귀요미들 데리고 재미있게 공부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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