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단 2마디를 연습하는데 7시간 이상 공을 들인다고 한다. 한 음 한 음 심장을 강타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란다. 아, 전문가도 저렇게 열심히 노력하는데, 취미생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출처 한국일보
연습 자극 사진은 여기 하나 더 있다. KTX 열차 안에서 연습하는 리차드 용재 오닐의 공연 준비 연습 사진이다. 좁은 기차의 연결부 화장실 옆에서 히터 위를 보면대 삼아 연습을 하는 모습이라니. 진짜 연습할 환경이 안되어 연습을 못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핑계다. 흑흑.저건 절대 설정샷이 아니다. 반성해라, 나 자신.
요즘 내 마음에 꽂힌 곡이 있다.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을 알토 리코더로 편곡한 곡이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니 어떻게든 열심히 연습하여 발전하고 싶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쉬는 시간에 연습하고 있으니 한 아이가 다가온다. 바이올린으로 예중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이다. Bach double violin concerto는 스즈키 4권에도 나오는 곡이라 친근감을 표현한 것 같다. 레슨 받은 직후라 그런지 리코더가 손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아주 좋다.
어제는 선생님 시범 연주를 듣는데 쌤 소리가 너무 좋아서 자꾸 '이야, 멋져요.' 감탄이 나왔다. 부드러움과 절제된 소리가 극명하게 대비되어 리듬감이 도드라진달까, 아티큘레이션의 의도가 명확하게 느껴진다. 내 소리는 호흡이 너무 많거나 모자라서 허공에 외치는 갈 곳 잃은 메아리 같은데 비하여 우리 쌤 소리는 뜨지 않고 안정되어 있다. 선생님 소리를 들으면 안정되고 세련된 느낌이 팍 온다. 또랑또랑한 소리, 꽉 찬 소리가 부럽다.
빠른 곡을 하다 보니 아르페지오나 옥타브 도약 하는 음에서 나도 모르게 손도 막 헛나가고 씽크도 안 맞는 경우가 많다. 빨간 구두를 신은 소녀의 발처럼 손가락이 마음대로 춤을 춘다. 연습을 해야 할 지점인거다. 이번엔 쌤이 제2바이올린 파트를 해 주시고 내가 주 멜로디를 했는데 다음번에는 바꿔서 해봐야지. 아, 바흐 진짜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