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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코더곰쌤 Oct 26. 2024

브금 느낌 물씬, 송메이커 창작 수업

동료장학은 배움의 시간

동료 장학 시즌이 돌아왔다. 다른 선생님들에게 내 수업을 공개하고 나 역시 동료 쌤들의 노하우를 배우는 시간이다. 우리 교과실에는 음악 전담이 두 명이라서 후배 쌤의 6학년 교실에 들어 가기로 했다.


"쌤, 패들렛에 창작 수업 자료 올렸어요. 제가 만든 PPT 한 번 봐주실래요?"

수업 전에 우리 쌤이 내게 수업 지도안과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보여준다. 쌤이 구상한 수업 내용이 내 마음에 쏙 든다. 먼저 음악 개념 '주요 3화음' 을 선수 학습 한 후 구글 송메이커로 1도, 4도, 5도 화음을 만들어 본다. 그 후 드럼비트를 깔고 제일 윗 성부 멜로디를 만들면 끝! 마지막으로 패들렛에 올려 서로의 작품을 감상한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만든 자료 뿐 아니라 다른 반 친구들이 만든 멜로디도 들을 수 있어 창작과 감상, 이론을 모두 경험하게 된다. 일석 삼조다.


"멜로디를 만들다가 명곡이 나왔다 싶으면 save 버튼을 눌러 작품을 저장하세요!"

이어폰을 낀 채 손만 놀리는 아이들의 모습은 집중 그 자체다. 가끔 선생님께 자기 작품을 피드백 해 달라는 아이도 있고, 반음계나 옥타브 추가, 마디 추가는 어떻게 하냐고 질문하는 똑똑박사도 나온다. 아이고, 예뻐라.


"톱니 바퀴 모양 환경 설정 버튼을 누르면, 마디 길이나 조성, 옥타브 범위를 조절할 수 있어!"

선생님이 답을 대답해 주기 전에 옆에 앉은 친구가 자기 친구에게 대답을 해준다.

"야, 내가 만든 거 멋진 것 같지? 한 번 들어봐."

뒷통수만 나온 사진인데 아이들의 자부심이 화면을 뚫고 나올 것만 같다. 서로의 작품에 코멘트도 달아주고 하트도 찍어주는 아이들. 진지한 그 모습에 웃음이 빵터졌다. 저 포즈 어쩔꺼야. 와!

"쌤, 제 것도 한 번 들어봐 주심 안돼요?"

애교 섞인 목소리로 자기가 만든 작품을 자랑하든 아이의 애원에 못 이기는 척 이어폰을 꼽아 본다. 마치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OST 같다. 브금 느낌 제대로다. 당김음까지 사용한 건 또 어쩔 꺼야! 아이들은 언제나 나의 예상을 뛰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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