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동요 '행복'(나태주 시. 레마 작곡)
몇 년 전, 나태주 시인의 '풀꽃' 동시를 접하고는 현학적이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따뜻한 그의 시를 사랑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풀꽃' 노래를 부르려고 검색하다가 이 노래에 다양한많은 버전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중 나는 작곡가 '레마'라는 분이 지으신 노래가 제일 마음에 든다. 단순한 멜로디, 조금 느린듯한 템포, 높지 않은 음역대, 반복되는 선율이 듣는 이의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3박 계열의 춤추는 듯한 왈츠 분위기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다. 즐겁고 신나는 유년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같다. 교실 피아노로 반주하기에도 어렵지 않다.
작곡가 레마*나태주 시인 동요 시리즈 2탄은 바로 '행복'이다. 이 노래 가사가도 기가 막힌다. 가사는 아래와 같다.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이런 작은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간다면 그렇게 안달복달하지 않아도 행복을 누리며 삶의 기쁨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반 친구들에게 '행복'을 들려주었다.
'선생님 이 노래 멋진데요?' 아이들도 듣는 귀가 있나 보다.
작곡가 레마님은 원래 대학가요제 수상자였으며 피아노를 전공한 분이시라고 한다. 이 분의 곡을 우연히 유튜브로 접하였고, 그 후 찐 팬이 되었다. 이 분의 곡은 순수한 동심을 잘 표현하면서도 세련되고, 아름답다. 그리고 어렵지 않다. 그래서 1학년 아이들과도 부를 수 있는 곡이 참 많다. '행복'이라는 노래도 그렇다.
가사를 살펴보며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너희들도 혹시 마음이 힘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니? 그럴 때 누구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니?'
당연히 아이들이 '엄마, 아빠요'라고 부모님을 말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외할머니요!'라고 말하는 아이들도 많았고, '언니요!' '동생이요'라고 형제자매를 이야기하는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 난 오늘 한 아이의 대답에 진심으로 감동하여 울 뻔했다. 우리 반 남학생 중 칼림바를 제일 좋아하는 성재라는 친구다.
힘이 들 때 누가 생각나냐는 나의 질문에 성재는 이렇게 대답했다. "선생님이요!" "진짜? 나라고? 성재는 힘들 때 나를 생각한다고?". "네~!"
그 당연한 것을 왜 다시 물어보냐는 듯한 표정과 진심 어린 말투, 그리고 그 말에 울컥했던 내 모습..... 모두 생생하게 기억난다.
이 맛에 교사를 하나 보다. 성재야, 난 오늘 너의 대답에 큰 행복을 얻었단다. 언제나 이 노래를 부를 때면 사랑스러운 네 모습이 기억날 것 같아. 선생님이 가끔 힘들고 지칠 때 성재가 선생님에게 준 위로를 잊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