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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게 아니라 시들한거였다.

인생의 활력 비타민을 찾아보니

by 리코더곰쌤

'이 책에 담긴 내 연구는 일종의 '자기탐색'이었다.'

코리 키스의 <무엇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가>를 읽었다.

별점을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10점이다. 최근 읽은 외국 비문학 중에 단연코 1등이다. 왜일까 생각해봤더니 책에서 저자의 숨결이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진솔한 삶의 모습이 학술적인 이론으로 승화된 흔적이 역력하다.

코리 키스 <무엇이 나를 살아 있게 만드는가>p.343

미국 에모리대학교 교수인 저자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모로부터 적절한 양육과 돌봄을 받지 못한 그는 다행히 조부모님의 입양과 헌신적 사랑 덕분에 사회학과 긍정심리학을 전공한 학자로 자라게 된다. 그야말로 '그릿'의 산 증인이다.


'행복에 속지 마라. 행복은 우리에게 활력있는 삶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알려주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기능하며 활력있게 사는 것이다. 건강하다는 건 그저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웰빙이 있는 상태다.'


-현대인들은 모두 온갖 스트레스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무한 경쟁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하는 우리에게 우울감과 번아웃은 친숙하고도 익숙한 단어다. 도파민을 찾고 행복감을 추구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저자는 단순히 기분이 좋은 것을 넘어선 '깊은 욕구', 즉 '활력'에 주목한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가 From Languishing(시들함) to Flourishing(활력)이다.


-인생의 기둥이 되는 다섯 가지 활력 비타민을 섭취한다면 우리는 빛바랜 삶에서 기운이 넘치는 에너지를 수혈받을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바로 배움, 관계, 영성, 목적, 놀이다.

위의 책 p.148

1. 배움: 내가 선택한 것을 나만의 시간에 배우는 것.

2. 관계: 불신 가득한 세상에서 서로 동등하다고 느끼는 우정은 활력의 전제조건.

3. 영성: 언제라도 평온과 유연함을 되찾을 수 있는 내 마음의 베이스캠프 만들기.

4. 목적: 타인과 세상에 기여하면서 내 삶의 목적, 방향성, 의도가 더 명확해짐.

5.놀이: 웰빙을 증진하고 자아 과잉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비체계적인 즐거움.


밑줄 그은 부분 역시 수십 군데다. 기억하고 싶어서 기록해본다.


p.184 인식의 중요성, 지금 당신 삶에 놓인 장벽이 장애물이라기보다 과속방지턱이라고 생각해보자.


p.185 배움 즉 자기성장의 이야기 만들기, 역경 이후의 성장. 루미의 시 여인숙. 슬픔,어두운 생각 ,수치심, 분노에게 합당한 존경심을 품고 이들을 맞이하라. 역경은 우리에게 더는 소용없는 것을 정리하게 해준다. 우리가 내면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직면하고 나면 손님처럼 결국 떠난다.


p.186 활력으로 나아가려면 불편한 변화, 고통스러운 실패, 힘든 노력, 때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개선이 필요하다.


p.249 영성: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굴곡 받아들이기: 주의력은 문지기이고, 의도는 관문이다. 나는 내 안에 무엇을 들일지 결정하는 보안요원이다.


p.272 적극적 건강의 개념: 개인이 자기 삶에 계획이 있고, 그에 따라 삶의 의미가 있다고 믿는 것. 단순히 기분 좋고, 안정되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만으로는 부족함. 그래서 사회적 기여의식이 중요함. 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p.282 부적응적 완벽주의:활력을 희생하여 얻는 성공(많은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


p.285-6 건강하고 적응적인 완벽주의는 자기 연민에 능숙하다. 자기연민을 더 잘 느끼는 사람은 스스로 더 개선하려 한다. 나르시즘이 훨씬 적고, 자존감이 높으며 안정적인 자아 가치감을 가진다. 엄청난 노력과 끈기, 곧 그릿은 분명 좋은 것이다. 하지만 자기 연민이 삶의 목적과 이어지지 않는 그릿은 고통이 된다. 부적응적 완벽주의에 빠지면 너무 높은 기준과 기대치를 설정하고 실패했을 때 자신을 가혹하게 비판한다.


p.337 인간다워지려면 기쁨을 나눠야 한다.


결국 우리는 기분좋고 안정되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이상의 삶을 선택해야한다. 그건 바로 성장, 경험, 웰빙을 늘리는 방향으로 좋은 삶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정신 건강의 재구성, 행복의 업데이트, 잠재력의 회복을 위한 본격 안내서라는 추천사에 걸맞는 멋진 책이다.


보통 서양책들은 읽기가 고역인 경우도 많은데 이 책은 번역체가 하나도 안 거슬린다. 장혜인 번역가님 엄청난 일잘러이신듯. 이 분의 번역서 <내가 된다는 것>, <피아노의 시간>도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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