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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 즐거움 Jul 01. 2023

소소하지만 없어지지 않을 글쓰기 근육 만들기

글쓰기는 처음인데요? 매일 글쓰기 한 달 도전 미션 성공!

새로운 계절에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초여름의 시작 6월 1일, '몽글책학교' 글쓰기 강좌를 수강했다. 스무 명의 선생님들의 모여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교단일기를 쓰고 난 후 전자책을 만드일종의 '작가를 꿈꾸는 교사들의 모임'인 셈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는 만만치 않은 숙제가 있었다. 6월 한 달 꾸준히 글을 써서 '패들렛'에 글을 올리는 것이다. 글쓰기 주제는 교단 일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미, 책 서평, 영화 감상문, 맛집 탐방 모두 가능했다.


몽글책학교 1기 패들렛


남들이 다 보는 공개된 공간에 나의 부끄러운 글을 올리는 일은 참 민망한 일이다. 과연 글감을 찾고 글을 쓸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연수에 참가하신 다른 분들의 이력은 나와는 달리 화려했다. 대학 때 학보사 기자였다는 분, 꾸준히 시를 써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신다는 분, 글쓰기가 취미라는 분도 있었다.


아이고, 저는 모두 해당 사항 없는걸요. 대학원도 논문을 못 써서 십 년 만에 겨우 한 학기 더 다녀서 석사학위를 받은 나였다. 그런 내가 1일 1편 글쓰기라니,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 생각했다. 중고등학교시절에도 문학소녀가 아니었고 지금도 베스트셀러조차 읽지 않는 사람인 걸. 인풋도 없는데 아웃풋이 과연 나올까,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하나도 없었다. 결론적으로 난 한 달 동안 목표했던 30개의 글을 모두 써냈고 매일 글쓰기 한 달 도전 미션에 성공했다!


'몽글책 학교'는 인풀루언서 교사 김진수 선생님께서 만드신 교사들의 글쓰기 모임이다. 6월 한 달간 매일 글을 쓰고 카카오톡 채팅방으로 자신의 글쓰기 과정을 공유한다. 6월 21일 에는 온라인으로 모여 전자책 출판을 위한 제반 사항을 안내받았다.



우리 모임을 만드신 김진수 선생님의 닉네임은 '밀알샘'이다. 선생님께서는 본인의 독서와 글쓰기 습관을 학생들과 주변 선생님들과 함께 나누며 모두가 성장하는 선순환을 만들고자 하는 훌륭하신 분이다. 이 분은 본인의 저서를 이미 여러 권 출간하신 작가이시자 본인처럼 다른 분들도 저자로 만들어 주시는 멘토일을 무료로 하고 계신다. 이런 대단한 분을 알게 되어 나도 글쓰기와 독서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었다.



우리는 매일 카톡방에 '#며칠차 글 썼어요' 하고 글쓰기 인증을 남긴다. 이 과정을 통해 낙오되지 않고 한 달 글쓰기 도전을 성공할 수 있었다. 혼자 하면 힘들지만 함께 하니 수월하게 미션 클리어! 학교 생활에 지치고 피곤할 때에도 오늘은 무슨 글감을 써야 하나 생각하는 과정이 오히려 잡념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주는 보호막이 되었다.



밀알샘의 동료이신 해피유쌤은 우리들의 글쓰기 러닝메이트로 매일 아침 카톡방에 글쓰기와 관련된 1일 1 명언을 남겨 주셨다. 보기만 해도 힘이 나는 이러한 문구들은 매일 글쓰기 미션 수행을 가능케 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또한 다른 선생님들의 미션 인증 글을 읽으며 나도 내 글을 밀리지 않고 써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해피유쌤 역시 최근 본인의 저서를 출간한 작가이신데 지난 8월부터 글쓰기를 시작하여 본인 스스로의 단독 저서를 2달 만에 썼다고 하셨다. 그분이 연수 첫날 해주신 말씀, "독하게 써라!" 이 말은 내 가슴에 꼭 새겨 놓고 싶다.


난 스스로 타협을 잘하는 흐물흐물형 인간인데, 그래서 다이어트도 영어공부도 새해 다짐도 잘 못 지키는 사람인데 내가 한 달 내내 글을 쓴다고? 결론적으로 한 달 동안 목표했던 30개의 글을 모두 쓴 지금, 마음이 너무나 뿌듯하다. 스스로 한정판 운동화를 선물하기보다는 매일 글쓰기를 선물하라는 해피유쌤의 명언! 이 분은 진정 카피라이터를 하셔야 한다.



예전에는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도 하지 않았다. 일기는 일기장에 스타일이랄까 뭔가 평가받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이번 기회로 공개된 장소에 내 글을 올리는 일도 그리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다. 내 글을 읽고 어떤 정보를 얻거나 공감을 하는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혹시 아무도 없으면 어떤가? 스스로를 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루틴이 생긴 것도 큰 수확이다.


글쓰기 초반에는 글의 퀄리티보다는 꾸준함이 더 중요하다는 해피유쌤 말씀이 큰 위로가 되었다. '나 지금 마스터피스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글쓰기 근육을 만드는 거야' 생각하니까 훨씬 속도가 더 나갔다.



매일 글을 쓰려면 글 쓰는 , '시간과 장소'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바쁜 일상을 가운데 생활을 단순화시켜 언제 내가 글을 쓸 수 있는지를 찾았다. 주로 새벽에 잠에서 일찍 깼을 때, 또는 출퇴근 길 버스 안에서 글을 썼다. 불면증으로 잠이 안 오면 그전에는 불안하고 초조했는데 이제는 '잠 안 오면 글이나 쓰지 뭐'로 마음이 바뀌니 모두가 잠든 새벽도 더 이상 두렵지 않다.



글쓰기를 생활의 우선 순위로 삼고 머리 위에 안테나를 세워 글감을 찾았다. 주로 교실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생각, 수업이 잘 될 때 느낀 감정,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에게 받은 감동 등이 글감이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 3년째 배우고 있는 리코더 레슨이나 요즘 완전 빠져있는 태극권에 대한 글도 썼다.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를 통해 글을 쓰면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다른 분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제는 블로그 비밀 글로 모르는 분께 연락이 왔다. 내가 배우고 있는 대학부설 평생교육원 리코더 강좌에 대한 수강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리코더라는 악기가 워낙 마이너 하기에 교습정보가 참 부족한데 이렇게라도 내가 도움을 드릴 수 있어 참 행복하다.



밀알샘은 첫 집필 도서를 담임 및 학년부장 및 특수부장 보직을 맡아 가며 그 바쁜 시기에도 새벽에 쓰셨다고 한다. 아! 이건 뭐 초등교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엄청난 거다. 핑계는 이제 없다. 글쓰기를 안 할 이유, 못 할 이유 따위는 그만! 글을 못 쓴 다는 변명은 나 자신에게 하지 않기로 했다. 멋진 글을 쓰고자 하니 안 써지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을 멋 부리지 말고 담담히 써보려 한다.


한 달간의 시간, 나 자신의 내면에 소소한 그러나 없어지지 않을 글쓰기 근육이 자리 잡았다. 이제 그 근육을 더 튼튼하게 벌크업 시킬 때이다. 어떻게? 주제별 분야별 최소 40개씩 여름방학 때까지 꾸준히 1일 1 글쓰기에 도전하려 한다. 밀알쌤께 출간계획서를 검토받을 그날까지! 정진! 또 정진! 밀알샘처럼 '타격감' 없는 교사 생활을 하기 위하여, 나 자신에게 계속 글쓰기를 선물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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