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썸머페스트벌 남형주 리코더 콘서트 후기

이 젊은 음악가의 실력과 무대 매너는 진짜 최고다!

by 리코더곰쌤

공군군악대 왕벌의 비행으로 유튜브 스타가 된 리코디스트 남형주 님의 '청소년을 위한 해설이 있는 음악회'에 다녀왔다.

인천 문화 예술 회관이 꽉 차는 열광적인 무대였다. 해설이 있는 음악회이다 보니 관람객도 초등학생을 포함한 가족단위가 많았다. 수많은 클래식 공연을 다녀 봤지만 단연코 최고의 무대, 최고의 연주였다. 너무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끼 많은 우리의 남형주 군은 리코더를 가지고 한마디로 무대를 찢어놓았다. 관객의 수준도 이건 뭐, 리코더를 너무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 숨소리도, 비매너 전화벨도, 악장 사이의 박수도 없는 그야말로 퍼. 펙. 트 그 자체.


1. 첫 곡은 파헬벨의 캐논이었다. 사용한 악기는 소프라노 리코더 중 몰렌아우어사의 드림 모델인 듯하다. 모두들 익숙한 대중적인 캐논. 현악 사중주와 피아노 반주 모두 440hz였다. 중간에 최고음 연주하느라 무릎킥을 사용했는데 오늘만도 세 번쯤 사용한 듯. 연주를 들으며 처음 든 생각은 프레이즈 참 잘 살리는 연주자라는 것이다. 음량이 작은 리코더의 특성을 잘 커버하는 현악사중주의 반주. 알고보니 바로크 활을 사용했던 것이었다.

두대의 바이올린은 백지연 님, 한아영 님, 비올라 주예지 님. 첼로 김상민 님. 피아노 이석원 님이 오늘 반주를 위해 수고해 주셨다. 오늘 첼리스트 분 너무 마음에 들었다. 연주를 하시면서 어찌나 환한 미소를 자주 보여주는지! 팬 되었다는!

파헬벨이 작곡했던 시기의 악기. 300년 전에도 리코더는 존재하였다. 온화한 매력을 가진 리코더는 바로크 시대 이후 대형홀, 진화하는 악기 사이에서 살아남지 못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악기가 된다. 하지만 원전 연주에 대한 갈망으로 인하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2. 비발디 Recorder Concerto in C Major R.V.443
소프라리노 리코더의 화려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연주가 현악 4중주의 반주와 잘 어울린다. 리코더를 위한 협주곡 리옹번호 443. 그 옛날 비발디는 신부님이자 음악 학교 선생님이었는데 학생 중에 리코더 잘하는 학생에게 연주하게 했을 것이라는 남형주 군의 해석이 재미있다. 총 3악장 즉 빠르게-느리게-빠르게 구성인데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지 말고 연주가 모두 끝나면 한 번에 박수를 치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1악장 Allegro는 아는 곡.

https://youtu.be/22 qnUZoEkb8


2악장 Largo는 몰랐던 곡.

https://youtu.be/h08ywgWi4AY


3악장 Allegro molto 화려함의 끝판왕.

https://youtu.be/FCC45idcepk


아! 악기 소개의 시간에 활의 두 가지 종류를 배웠다. 바로크 시대에 사용하던 거트현 활은 곡선의 모양이고 소리가 작은 대신 울림이 좋다. 반대로 직선형 활은 소리가 크다는 것!

3. 김광민의 학교 가는 길.
비올라 솔로에 이어 첼로와 바이올린 솔로를 소프라노 리코더가 받쳐주는 포맷이다. 친숙한 전주가 나오니 관객석 여기저기서 이 곡을 알겠다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센스 있는 선곡이었다. 이건 학생들을 위한 리코더 서비스의 일종이었다. 플라스틱 리코더로도 충분히 멋진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조언도 인상 깊었다. 얘들아! 들었지? 악기가 문제가 아니란다.

4. 바흐 g선상의 아리아.
이건 원래 G장조가 아니라 D Major 곡이라고 한다. 바흐 사후 훗날 바이올린의 g선 하나만 가지고 연주를 할 수가 있다고 해서 별명처럼 g선상의 아리아라는 이름이 붙은 것일 뿐. 오늘은 원전연주 그대로 D Major로 연주했다. 엄청 섬세한 표현이 가능한 알토 리코더의 매력이 듬뿍 느껴졌다. 괜히 알토 리코더가 바로크 시대를 주름 잡던 주인공 악기인 게 아니다.

5. 테이크파이브.
재즈스러운 이 곡은 오늘 연주의 백미였다. 남형주 군은 플루터 텅잉을 이용하여 마치 트럼펫 연주자처럼 테너 리코더를 연주했다. 재즈 피아노를 전공하신 이석원 님과의 케미가 더욱 돋보인다.


곡의 서두는 현악 사중주의 피치카토로 시작하여 주요 선율을 제2바이올린 연주 때는 리코더가 둠칫둠칫 박자를 맞춘다. 리코더의 현대적 기법이 두루 사용한 세련된 표현이 인상적이다. 연주를 마친 남형주 군! 역시 재즈는 너무 어려워서 하지 말아야겠다며 너스레를 떤다. 이러한 귀여운 투정에 객석에서는 난리가 났다. 난 그대가 연주하는 재즈곡 대찬성이오!

6. 리베르탱고.
베이스 리코더로 연주하는 탱고 음악 리베르탱고이다. 남형주 님이 스스로 편곡했다는 후문이 있다. 베이스 리코더로 멜로디 부분 연주하는 것은 참 보기 드문 일인데 초반부 재즈 피아노솔로가 참 멋졌다. 두 번째 줄에 앉아계셨던 할머니가 연주 후 악기 소리가 너무 작아서 잘 안 들린다고 엄청 크게 말씀하셨다. 아이고, 그것도 매력이라며 리코더족 악기들이 패밀리를 이루어 연주하는 콘소토 악기라서 소리가 작은 것이라고 둘러대는 저 패기 넘치는 젊은 연주자를 보라!

7. 지브리 메들리 4개를 이어서 연주했다. 이건 이 음악회를 보고 집에 되돌아간 관객들이 리코더를 연주하고 싶을 때 추천하고픈 노래라고 한다. 즉 그 옛날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 바르산티가 작곡한 리코더의 고전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같은 익숙한 애니메이션 곡부터 도전하라는 소리이다. 전주부터 환호성이 나온다. 특히 새소리가 나오는 부분은 와우! 멋짐 폭발이다.


관객과 충분히 교감하고 두루 눈 맞추는 연주자의 무대 매너는 말해 뭐 할까! 이런 끼쟁이 같으니라고! 천상 음악가다.

8. 소프라노 리코더로 연주한 차르다시. 현악 4 중주팀이 함께 했다. 워낙 유명하니 패스!

마지막으로 800만 뷰 왕벌의 비행 베토벤 바이러스를 끝으로 앙코르 무대가 모두 끝이 났다.

이 무대를 볼 수 있어서, 남형주 님의 연주를 코 앞에서 들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일본 어학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우리의 남형주 님, 지난 겨울 예술의 전당 아르코 무대에서 뵌 이후 반 년이 훌쩍 지나 이제는 한 명의 아트스트로 생애 최초 단독 콘서트를 너무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는걸 옆에서 보니 너무 장하고 기특하다.

이 공연을 5개월 동안 준비했다고 하는데 대중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좋은 프로그램으로 일반 관객에게 리코더의 역사와 종류에 대한 상식과 교양을 잘 전달한 것 같다. 이 재능 많은 젊은 음악가의 행보를 계속 지켜보고 응원하고 싶다.

관객과 충분히 교감하고 두루 눈 맞추는 연주자의 무대 매너는 말해 뭐할까! 이런 끼쟁이 같으니라고! 천상 음악가다. 두근 두근! 7월 25일 저녁 7시반, 리코디아에서의 공연도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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