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녀에게 보내주기도 하고, 내 스마트폰 바탕화면으로 해놓은 꽃들을 그녀가 원하기도 했다.
그렇게 나의 사진은 스마트폰의 바탕화면이 되기도 하고 컴퓨터의 바탕화면이 되기도 했다.
며칠 전 점심시간에 산책하며 사진을 찍었다고 하니 배롱나무 찍은 거 있냐고 묻는다. 마침 그날 이상하게도 배롱나무 사진을 찍었다.
그녀는 그럼 사진 한 장 보내주세요.라고 했다. 대답하고는 일하느라 몇 시간 동안 잊고 있다가 퇴근시간이 다 되어 기억이 나 사진 한 장을 보내주었다.
고맙다고 하면서 내부 메신저로 한참을 무엇인가 적는다. 난 퇴근해야 하는데 뭔 말을 이리 오래 적는가 했다.
뭔데 무슨 이야기인데 이리 오래 적어?라고 재촉할 뻔했다. 참았고.
조금 후에 장문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 내용은 이랬다. ................... 부모님이 모두 7월 8월에 돌아가셨어요. 배롱나무 꽃이 피는 이 계절에. 그 당시엔 너무 슬픈데 꽃은 너무 화려해서 싫었어요 . 그런데 어느 순간 그 꽃이 너무 좋아지더라고요. 그 꽃을 보면 부모님이 생각나요.
사진 너무 고마워요. 지금 컴퓨터의 바탕화면에 깔았어요. ....................
그랬구나. 그녀는 그랬구나. 그녀의 마음을 위로해줄 배롱나무 사진.
이 세상의 모든 것이 그런가 보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될 수도 위로가 될 수도 있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