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인가, 그때인가.
그리운 건
그대인가, 그때인가.
그대라 부르면 얼굴이 떠오르고
그때라 부르면 공기가 먼저 스민다.
나는 사람을 그리워한다고 말하지만
실은 계절을 붙잡고 있는 건 아닐까.
그때의 너인가,
그때의 나인가.
너를 잃은 건지
너와 함께였던 나를 잃은 건지
발음은 비슷한데
상실의 방향은 다르다.
그리움은 그래서
‘그리-움’이 아니라
‘그-리움’인지도 모른다.
‘그’라는 지시어 하나에
닿을 수 없는 거리 하나를
몰래 숨겨둔 채.
그대는 이미 여기 없고
그때는 이미 지금이 아니니
내가 붙드는 것은
사람도 시간도 아닌
사이(間)일지도 모른다.
그리운 건
그대인가 그때인가,
아니면
그대였던 그때의
나였는가.
"그대에 대한 그리움과,
그대와 함께 였던 그때의 나에 대한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