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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gCaptain Jan 02. 2016

Road to Mind : 마음의 다리

마음의 오해는 연결되는 다리가 없기 때문이다.

사이가 좋지 않은 두 형제가 있었다.

같은 농장을 사이에 두고 옆집에 이웃으로 사는 두 형제는 40년 동안 한번도 다툰 적이 없었다.

그들은 농기구를 서로에게 빌려주고, 일손을 도왔으며 서로를 아끼며 살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그들의 싸움은 아주 사소한 오해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러다 싸움이 점점 커졌으며, 온갖 심한 말로 상처를 주고 급기야는 서로 말 한마디 나누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누군가 형이 사는 집 문을 두드렸다. 형이 문을 열자 한 목수가 공구상자를 들고 서 있었다.

그는 말했다.

"지나가던 목수인데. 혹시 제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해서 왔습니다. 제가 할 일이 있을까요?"


그러자 형이 말했다.

"아, 네. 마침 잘 됐군요. 저기 저 농장 옆에 개울 하나가 보입니까? 그 옆이 제 이웃이 사는 집입니다.

아, 사실 제동생이죠. 지난주까진 저희 농장 사이에 목초지가 있었어요.

아니, 그런데 제 동생이 불도저로 강 제방 옆에 구멍을 파 놓은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 개울이 생겼어요. 분명 저를 골탕먹이려고 한 짓임에 틀림없어요."


형은 계속 말했다.

"그럼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저 헛간 옆에 목재를 쌓아 놓은 것이 보이나요?

저 목재로 내 집 주위에 2미터 정도의 울타리를 지어 주세요.

제 동생 집이 더 이상 보지이 않게 말입니다. 알겠습니까?"


그러자 목수가 대답했다.

"음, 어쩌된 상황인지 알 것 같군요. 알겠습니다. 원하는대로 울타리를 지어 드리리다."

형은 목수에게 일을 맡기고 장을 보기 위해 마을 시내로 향했다.


형이 없는 사이 목수는 하루 종일 땀을 삘삘 흘리며 일했다.

나무 길이를 재고, 톱질을 했으며 여기저기 못질을 했다.


해가 질 무렵, 장을 보러 간 형이 돌아왔다. 하지만 형은 눈앞의 광경을 보고 놀라 입이 딱 벌어졌다.


그가 원했던 울타리 대신 다리 하나가 지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다리는 동생의 집까지 이어져 있었다.


훌륭한 솜씨로 지어진 다리를 바라보던 형은 다리를 건너오는 동생을 모습을 보았다.

동생은 양 팔을 벌리며 형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형은 역시 대단해. 그동안의 일을 모두 용서하고 이런 다리를 지어주다니 말이야."

형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대신 동생을 꼭 안아주었다.


그 사이 목수는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 때 형이 소리쳤다.

"잠깐만요! 이대로 그냥 가지 마세요.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도 못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목수가 대답했다.


"마음은 알겠지만 나는 이제 다시 떠나야 합니다. 이 세상에는 이런 다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언젠가부터 세상에는 마음의 다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마음을 나누는데 익숙하지 않다.

요즘 모 방송에서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다.

그 드라마를 보면 가장 인상깊은 것이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 입니다.


한 동네에서 살면서 담장 넘어 이웃을 자주 만나고 정을 나누며, 어릴적부터 그들은 마음을 나누고 정을 나눈다.

마음을 나누는 마음의 다리가 있었다.


시간이 흘러 지금 우리는 그 마음의 다리가 많이 낡아지고 금이 가서 무너지려 하고, 실제로 끊어진 곳도 있다.

우리는 마음의 다리를 필요로 하지만, 먼저 마음의 다리를 세우려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마음의 다리를 지어 줄 목수가 필요하다.

갈라진 마음, 끊어진 마음은 스스로 이어가거나 새로 만들기 어렵다.

왜?

끊어진 다리와 마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내가 내 마음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게 힘들다. 나를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내 속내를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나란 사람은 누군가를 믿는다고 하지만 의심하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보이기 싫어하며 마음을 닫아버린다.
나란 사람은 마음이 너그럽다고 하나 절대 너그럽지 못하여 남의 성공을 시기하고 질투한다.


마음의 틈은 아주 작은 오해나 실수에서 생겨납니다.

끊어져버린 마음의 다리는 나를 바라보아야 해서 나 스스로 만들기 불가능하다.

나를 부정해야만 나를 내려놓고 나를 인정하고 상대를 향해 마음의 다리를 지을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해 봅니다.

누구와의 마음의 다리가 끊어진 이유를 나는 알고 있을까?

끊어진 마음의 다리를 다시 이어지게 할 용기를 가져본 적이 있는가?


마음의 다리가 끊어진 이유는 대부분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분명하게 존재하는 나의 마음이 있습니다.

내 기준, 내 생각. 그 안에 존재하는 나를 세우려는 마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다리를 세우기 위해 나를 먼저 세우지 마라.

상대를 위한 마음을 먼저 세워라.

마음의 다리는 내 마음을 꺽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마음을 꺽어줄 마음의 다리를 지어줄 목수가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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