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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ngCaptain Dec 08. 2022

Road to Mind : 성장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

“난 널 잘 알아” 라는 말 속에 담긴 인간의 오만함에 대하여

[ - “중앙일보 2022년 12월 8일 오피니언 “김영민의 생각의 공화국” 이해란 무엇인가” 의 내용을 인용하였습니다. - ]


많은 경우, 이해란 공감을 뜻한다. 그러기에 “난 널 이해해”란 말은 위로가 된다.

“난 널 이해해.” 혹은 “난 널 알아.” 이 말은 상처도 된다.

날 이해한다는 타인의 말이 나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선언일 때, 나는 발거벗겨진 느낌이 들 수 있다.

이어서 그가 나에 대한 단정적인 평가를 일삼을 때, 그가 말하는 이해는 더 이상 공감이 아니다.

대체 누가 단정적인 평가를 남발할 정도로 한 인간을 잘 알 수 있단 말인가.


“난 널 알아”에 담긴 것은 오만과 편견이다.

섣부른 평가를 남발하는 것은 대상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평가 권력을 휘두르고 싶어 상대를 땔감으로 태우는 일에 불과하다.

단정적이고 섣부르게 내뱉는 “난 널 알아.” 이것은 상대에게 공감을 표시하는 일이라기 보다는 비뚤어진 자기 내면을 드러내는 일에 불과하다.

연약한 내면에 간신히 봉인해 놓았던 불안, 적의, 시기, 독두꺼비, 미친 흑염소, 흑염룡 같은 것이 기회를 틈타 질질 흘러나오는 것에 불과하다.

그때는 되물어라. “당신, 날 알아요? 날 정말 이해해요?”


깊고 넓은 이해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덕목은 겸손이다.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는 것이 겸손이다.

남들은 다 한심하게 살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남들이라는 건 자신이 상상하고 있는 남들에 불과하다.

남들은 다 꿀 빨며 공짜 인생 살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남들이라는 건 자신이 상상하고 있는 남들에 불과하다.

진짜 남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상대를 아직 잘 모른다는 인지적 겸손이 우선이다.


상대에 대한 무지 상태에서 어떻게 하면 깊고 넓은 이해로 나아갈 수 있을까. 먼저 상대를 이루고 있는 부분들을 판별한다.

자신이 비난하고 싶은 상대의 약점만 보지 말고, 자신이 숭배하고 싶은 상대의 장점만 보지 말고, 상대를 이루고 있는 장점과 약점을 두루 판별한다.

상대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부분들 판별했으면, 이제 그 부분들 간의 관계를 생각한다. 이해라는 것이 꼭 대상과 나의 공감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해란 나누어진 부분들 간의 관계를 파악해 낼 때도 쓰는 말이다.


자신의 기존 견해가 틀렸음을 인지하는 일은 고통스럽다. 한때나마 자신이 바보 같았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일이며, 심리적 매몰 비용을 감당하는 일이다. 그 고통을 감내하고 흩어져 있던 다양한 부분들 간의 관계를 마침내 찾아내면, 그 고통을 보상하고도 남음이 있는 희열이 온다.


인간과 세상은 선악이 섞인 비빔밥과 같다. 깊고 넓은 이해는 간단하지 않다.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겸손이 필요하다. 섣부른 평가를 남발하는 것은 결국 나를 망하게 만들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겸손은 참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내 생각의 근거가 어디에서 출발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지혜

그런 지혜로운 생각들이 자연스러운 겸손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겸손을 억지로 만들고 있다. 스스로의 겸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을 기준으로 내가 겸손하게 보여지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래서 착한 사람,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일 수 있다.

이제 좀 바꾸어 보자.

왜 그렇게 남들의 시선이나 판단에 연연하는가?

내 생각이나 마인드가 일반적으로 선량한 행동으로 나타난다면 그건 내가 굳이 겸손해지려고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어 나온다.


인간 관계에서 오만과 겸손은 종이 한장 차이이다.

왜 그런지는 스스로 생각해봐라.

누구보다 본인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다. 내가 겸손한 자인지, 교만하고 오만한 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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