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내 마음을 보다 내 마음을 적다
아이슬란드에서 만난 내 마음의 겨울
by
마고캐런
Jan 10. 2020
아래로
살짝 열린 세로 창 아래에서 들려오는 거센 바람소리가
아이슬란드 겨울 날씨를 말해주듯 삼일째 들리고 있다.
나갈 엄두도 안 나고 나가도 날아갈 듯한 이 눈보라 핑계로
따스한 열기가 가득한 이 공간에 멍 때리고 있으면 행복할까
겨울바람에도 바깥소리가 궁금해 창문을 살포시 여는데
꽝꽝 얼어버린 폭풍처럼 닫힌 이 마음은 무엇으로 열까
밤새 뿌려댄 눈의 양보다 거칠게 휘몰아친 바람 때문에
도로는 얇게 쌓인 눈에도 차량들은 평소처럼 질주한다.
드르륵드르륵 새벽에 눈 청소하는 소리에 잠은 깼지만
일정한 음률의 바람소리와 폭풍처럼 강한 상쾌한 공기가
자연이 주는 대지의 자장가 소리처럼 나를 곱게 잠들게 한다.
바람에 눈이 쌓이지 않는 초록의 나무처럼
내 마음에 찌꺼기도 쌓이지 않으면 좋겠다.
여기 계절은 지금 겨울이다.
내 마음은 언제나 겨울이었다.
눈이 녹듯 내 마음도 녹아지길.
글을 적듯 이 마음도 기록되길.
하얗게 쌓인 도로를 걷고 싶을까.
소복이 쌓인 눈길을 밟고 싶을까.
나는 여전히 길을 바라보며
어디로 갈지 모를 여행자다.
keyword
아이슬란드
자유여행
여행기록
4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마고캐런
직업
에세이스트
여행 없는 여행
저자
질문하는 여행자로 [글]쓰고 [말]하며 [길] 떠나는 삶을 추구하는 창작자. #명랑포유 힐링커뮤니티 네이버 밴드 운영자.
구독자
1,320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아이슬란드 겨울여행
여행을 끝내고 여행을 떠나다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