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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캐런 Jan 10. 2020

내 마음을 보다 내 마음을 적다

아이슬란드에서 만난 내 마음의 겨울


살짝 열린 세로 창 아래에서 들려오는 거센 바람소리가

아이슬란드 겨울 날씨를 말해주듯 삼일째 들리고 있다.


나갈 엄두도 안 나고 나가도 날아갈 듯한 이 눈보라 핑계로

따스한 열기가 가득한 이 공간에 멍 때리고 있으면 행복할까


겨울바람에도 바깥소리가 궁금해 창문을 살포시 여는데

꽝꽝 얼어버린 폭풍처럼 닫힌 이 마음은 무엇으로 열까



밤새 뿌려댄 눈의 양보다 거칠게 휘몰아친 바람 때문에

도로는 얇게 쌓인 눈에도 차량들은 평소처럼 질주한다.


드르륵드르륵 새벽에 눈 청소하는 소리에 잠은 깼지만

일정한 음률의 바람소리와 폭풍처럼 강한 상쾌한 공기가

자연이 주는 대지의 자장가 소리처럼 나를 곱게 잠들게 한다.


바람에 눈이 쌓이지 않는 초록의 나무처럼

내 마음에 찌꺼기도 쌓이지 않으면 좋겠다.



여기 계절은 지금 겨울이다.

마음은 언제나 겨울이었다.


눈이 녹듯 내 마음도 녹아지길.

글을 적듯 이 마음도 기록되길.


하얗게 쌓인 도로를 걷고 싶을까.

소복이 쌓인 눈길을 밟고 싶을까.


나는 여전히 길을 바라보며

어디로 갈지 모를 여행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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