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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캐런 Aug 24. 2017

여름밤의 음악축제 독일 뮌헨 오페라 하우스 공연

뮌헨 음악축제 in Bayerische StaatsOper

공연 제목 : Anja Harteros Soprano Recital 

축제기간 : 2017년 6월 24일 ~ 7월 31일까지 (매년 비슷한 시기에 축제가 열린다)


Muenchner Opernfestspiele

          첫 내한공연 : 2017년 9월 13일 예술의 전당 저녁 8시



National Theater


영어로는 국립대극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그러나 정부가 운영하는 공식 명칭은 바이에른 주립 오페라하우스.



뜨거움이 아직 달아오르지 않은 7월 중순이라고는 하나 선글라스 없이는 걸어 다닐 수가 없는 강한 햇살. 일찌감치 바이제비어 한잔으로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씩씩하게 극장으로 향했다. 태양이 한풀 꺾인 6시였지만 살짝 선글라스를 두고 온 것을 후회했다. 극장 문은 정확히 7시가 되니 티켓 창구가 오픈한다. 예약된 티켓을 픽업하고 극장 옆문으로 들어갔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와인잔이 놓인 하얀 테이블. 우리나 대극장도 이렇게 입구에 와인 테이블부터 차려놓았던가? 극장 공연을 기다리면서 이미 한잔을 하고 시작한다? 오~ 멋진걸! 


레스토랑을 지나 대리석 계단을 올라가 정문 홀 쪽으로 올라갔다. 


레스토랑 내부는 공연이 끝나고 다음날 다시 방문하여 양해를 구하고 찍은 사진


와~ 공연장이 아니라 어디 결혼식 파티라도 하는 줄 알았다. 여행 중에 보던 검소한 독일 사람들의 모습은 없고 주말에 교회 가는 것보다  아름다운 치장과 화려한 액세서리로 등장하는 시니어들. 중후한 노후의 아름다운 커플들이 다정히 손을 잡고 다닌다. 시니어 파티라고나? 공연을 위한 외출이라고 하기엔 무척 화려하다



낯선 풍경에 공연장을 찍으려고 한 카메라가 사람들을 찍기 시작한다. 바로 유니폼 입은  할아버지 등장. No Camera 라며 제지한다. 그렇다면 구석에 앉아서 몰래 찍을 수밖에!!!





눈치 촬영이라도 해야 할 만큼 눈이 즐거운 풍경이기도 했지만 나도 나름  여행자 치고는 챙겨 입고 왔는데 정말 떨어지는 패션에 앞으로 캐리어에 기본 이브닝드레스에 하이힐은 꼭 챙겨야지라는 각오만 다진다.  나 홀로 구석에 앉아서 훔쳐보는 파티 분위기이긴 하지만 전국구에서 온 멋쟁이 신사숙녀들의 행진으로 대극장은 활기에 넘친다. 나도 60세 이후 은퇴한 노후를 이런 멋으로 공연장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휠체어로 오신 할머니는 더 멋지다. 



뮌헨을 자주 오지만 공연은 처음이라 오페라 하우스에서 내 자리 찾는 데만도 5번은 더 물어봐야 했다. 찾아 찾아와보니 발코니 1층 중앙에서 뒷자리이다. 자리를 메우는 사람들 모두 표정은 없지만 멋스럽고 오페라 하우 스으 기본 색상이 핑크라는 사실이 더 놀랍다. 



내부는 그저 낭만이 넘치는 핑크 색상에 긴 촛대에서 은은한 조명이 나와서 오페라 극장은 한마디로 로맨틱 속이다. 혼자 와서 보는 건 아쉽지만 앉아 있기만 해도 마음에 사랑을 불러온다. 


소프라노의 독창회인데 2시간 공연 동안 옷을 한 번도 안 갈아입는 게 의아했지만 한국에서도 독창회를 본 적이 없으니 비교할 데가 없다.   



1시간 공연을 하고 중간 휴식 30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와인을 마시고 맥주잔을 들고 대화를 나누면 휴식을 한다. 공연 중에 음주가 되는 게 맞는 건간 싶지만 여긴 독일이니까 수시로 음주 환영? 오렌지 주스를 든 사람은 이해가 되는데 생맥주잔을 기울이는 커플은 공연 끝나고 바에 가서 마실 것을 지금 쉬는 시간에 마시면 어찌 이해해야 할까?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 맥주, 주스 등 모든 드링크 종류가 모두 나온 휴식타임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게다가 태교를 위해 온 건지 볼록한 D자로 느긋하게 공연장을 활보하는 젊은 주부도 보인다.  



공연이 시작되면 숨소리조차 없는 적막에 표정 없는 사람들이지만 공연이 끝나자 박수갈채로 강하게 환호한다. 중간에 눈물을 훔치는 여인의 모습이 살짝 감동이긴 했지만 독일어로 부르는 노래지만 가슴에 감동은 같이 전해지는 거 같다.


앵콜을 하고 있을 때 휴대폰으로 급하게 찍어서 화질이 좋지는 않지만...소프라노 Anja의 모습


박수소리가 끊임없이 나오자 가수는 3번의 앙코르 노래를 부르고 나간다. 약속이나 한 듯이 홀에 불이 켜지고 사람들은 조용히 나간다. 이 많은 멋쟁이들이 어떻게 귀가하는가 따라나서 보니 모두 전철로 걸어가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앞에 공연이 끝나는 시간에 밀려드는 자가 용와 교통혼잡과는 다른 모습이다.


공연 중간 휴식 시간에 한컷 찰깍!

밤 10시. 홀을 가득 메운 오페라 하우스 앞 도로는 공연이 끝났지만 자가용 몇 대가 있긴 하지만 공연 전에 줄 서 있던 영업용 택시도 귀가했는지 자리에 없고 모두 전철 방향으로 대이동을 한다.


전철역으로 들어간 많은 사람들. 공연이 끝나고 대중교통으로 귀가하는 사람들로 인해 한 방향의 플랫폼이 사람들로 넘쳐나지만 아무렇지도 않고 눈에 띄지도 않는다. 나 역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전철을 기다렸지만 화려한 치장과 멋진 공연은 마음속에 있을 뿐 귀가하는 차량으로 그들의 레벨을 알 수는 없다.



여행자와 시민들과 공연 참가자들이 섞인 플랫폼은 복장을 보면 어디 모임에 갔다 온 사람들인걸 드러내지만 아무도 이런 복장으로 왜 전철을 타지라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다. 오히려 이방인의 시선만 놀라서 정말 저런 화려한 복장으로 벤츠가 아닌 전철을 타고 집에 가는 게 말이 된단 말인가 의아해할 뿐이다.


정말 한국의 공연 후 붐비던 주차장과는 사뭇 다른 독일다운 소박한 일상의 모습이다. 갑자기 북적되는 밤 10시 20분의 마리엔느 플라자 전철역. 카메라를 접고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전철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여행자의 마음인지 이런 공연 보고 혼자 전철로 가려니 울적한데 혼자 온 멋쟁이 신사도 아름다운 할머니도 그저 편안한 표정으로 아무 말 없이 전철을 기다리고 있다. 알면 알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독일! 내 사랑 독일이여!




<아래 사진은 오페라하우스에 가장 비싼 좌석인 (KING SEAT) 내부로 총 11개 좌석인데 바바리아 왕족의 로열패밀리들이 이용하던 자리로 무대 중앙이 바로 보이는 위치이며 천정까지 화려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압도한다>

  

위와 아래 사진은 king 의 자리에서 무대를 바로 보면서 찍은 사진


이 정도 자리에서 공연을 볼려면 2달전까지 정부관료나 VIP 들이 공식이용을 하지 않을 경우 일반 판매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참고>

뮌헨 오페라하우스 여름축제 공연장 한국인 특혜

2018년 공연 티켓을 미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며 공식 티켓 판매처를 통해 구매 시에만 오페라 하우스 내부 투어가 한국어로 진행되고 무료 이용권도 같이 제공된다 (현지에서는 영어 투어 10유로에 판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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