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감정은 목소리를 타고 아이에게 먼저 닿습니다

슈타이너 교육과 음성심리학이 만나 알게된 깨달음

어른의 감정은 목소리를 타고 아이에게 먼저 닿습니다


슈타이너 교육과 음성심리학이 만나 알게된 깨달음

아이들이 제 목소리를 힘들어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말은 조심스럽게 하고 있었는데도, 아이들은 작은 지시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표정이 쉽게 굳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유를 알 수 없었습니다.
“내가 또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걸까?” 그런 질문만 늘어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음성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아이들이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은 ‘말의 내용’이 아니라 제 말 속에 실려 있던 감정의 파동이라는 사실을 천천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음성의 스펙트럼과 파동 패턴의 시각화


나의 언어가 누군가에게 어떻게 닿는지,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음성심리사 공부를 시작하고 가장 낯설었던 것은 제 언어를 다시 듣는 경험이었습니다. 실습 시간에 개인 경험을 말하면 저는 그저 사실을 이야기했다고 생각했는데, 함께 공부하는 동료들은 그 이야기 속에서 제가 의도하지 않았던 감정의 무게를 정확히 읽어냈습니다. 누군가는 제 말에서 ‘지나친 책임감’을 느꼈다고 했고,어떤 분은 ‘미처 표현되지 못한 외로움’을 보았다고도 말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멈춰 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사실을 말했지만, 사람들은 말에 실려 나간 제 파동을 먼저 듣고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제게는 일종의 자기정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고,그 생각이 어떤 톤과 진동으로 흘러나와 상대에게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비로소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경험 덕분에, 저는 제 아이들을 완전히 다른 시선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말, 표정, 행동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둘째의 까칠한 말투도, 첫째 성현이의 예민한 반응도 예전에는 아이 성격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음성심리학을 배우고 난 뒤 아이들을 바라보니 아이들의 말투와 표정, 행동이 제 감정의 그림자를 그대로 반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초조한 날이면 둘째는 유난히 예민해졌고, 제가 복잡한 마음을 안고 있던 날에는 말이 없는 성현이조차 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흔들림 속에 제가 보내고 있던 파동에 대한 아이의 반응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의 따뜻한 마음 파동이 아이에게 가장 먼저 닿는다


슈타이너의 ‘아스트랄체’가 현실에서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 저는 슈타이너의 책을 일본에서 직접 구입해 읽고 있었습니다. 그 중 특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문장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에테르체를 직접 가르칠 수 없다.
그것은 오직 교사의 아스트랄체를 통해서만 형성된다.”
(출처: GA293 Education of the Child, GA301 Spiritual Ground of Education)
루돌프 슈타이너_교육은 치료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루돌프 슈타이너의 교육 철학
네 가지 몸(四体構成, Fourfold Human Being)_루돌프 슈타이너

처음에는 이 문장이 너무 추상적이라고만 느껴졌습니다. 정확한 의미를 알고 싶어서 책을 반복해 읽어도 이 말이 현실에서 어떻게 작용한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음성심리학을 배우며 ‘어른의 감정은 목소리를 통해 파동으로 흐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 문장이 갑자기 눈앞의 현실처럼 명확해졌습니다.

루돌프 슈타이너_네 가지 몸(四体構成, Fourfold Human Being)

아이는 미성숙한 감정체를 가지고 있기에 어른의 파동에 매우 쉽게 동기화됩니다. 어른이 안정되면 아이는 편안해지고,어른이 흔들리면 아이의 감정도 그대로 흔들립니다. 슈타이너가 말한 ‘감싼다’는 표현은 결코 철학적인 비유가 아니라 목소리라는 물리적 파동을 통해 매일 일어나고 있던 일이었습니다.


결국, 아이에게 먼저 닿는 것은 말이 아니라 파동이었습니다

제가 어떤 단어를 선택하느냐보다 어떤 감정으로 말하느냐가 아이에게는 훨씬 더 크게 전해지고 있었습니다.따뜻한 마음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아이에게 포근한 보호막처럼 작용했고, 불안한 마음에서 나온 목소리는 아이의 감정을 금방 흔들어 놓았습니다. 아이의 말과 표정, 심지어 침묵까지 전부 엄마인 저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었다는 것을 저는 이제야 조금씩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아이를 바꾸기보다 먼저 제 파동을 고요하게 만드는 연습을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내 감정의 진동이 아이의 마음에 닿는다는 것을 알고 나니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