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가꾸는 소식지, 누스레터
지난 글에 이어 만족감 항아리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고 합니다.
https://brunch.co.kr/@mindwalk-yj/117
만족감 항아리를 적정선에서 유지하려면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대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반대로 인생을 지나치게 나쁜 것으로만 해석하는 비관적인 편향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이렇게 적정선을 조정했다면 항아리를 채울 차례입니다.
항아리를 채우는 주체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1. 나
아니면
2. 나를 제외한 모든 것.
먼저 2번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여기에는 타인과 상황이 모두 포함됩니다.
'내'가 아닌 영역이므로 당연히 나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합니다.
다시 말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들에 의해 만족감이 채워지길 기다리는 것입니다.
감나무 밑에 누워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거나 다름없지요.
이렇게 해도 항아리가 가득 차는 사람이 있긴 합니다.
입을 벌렸다 하면 단감이 툭툭 떨어지는 사람, 극도로 운이 좋은 사람이지요.
어떤 사람은 복권에 당첨되어서 항아리가 금은보화로 가득 찼대요. 부럽지요.
여러분이 바로 그 행운의 주인공이라면 계속 누워서 기다리셔도 좋습니다만,
일단 저는 아닙니다. 확실히 아니에요.
여러분도 아닐 걸요? 아마 확실히 아닐 거예요.
인생이 참 불공평하죠. 그런데 이게 보통 사람들의 보통 삶입니다.
운이 엄청 좋지는 못한 사람들, 때로는 운이 나쁘다고도 느껴지는 보통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손으로 바가지를 꼭 쥐고 부지런히 만족감을 퍼담아야 합니다.
선택지는 두 가지밖에 없어요.
언제 떨어질지도 모를 감을 기다리며 쫄쫄 굶거나,
아니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내가 찾아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찾아 먹거나.
우리 같은 사람들이 살짝 억울한 감은 있어요.
하지만 스스로 항아리를 채우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도 있으니 너무 절망하지는 마세요.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 단감만이 아닙니다.
시커먼 벌레가 떨어지기도 하고 느닷없이 소낙비가 퍼붓기도 합니다.
그러니 아무 노력 없이 누워있겠다는 건 사실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벌레도, 물폭탄도, 그 어떤 재수 옴 붙은 것들도 무방비 상태로 맞을 각오가 돼있어야 해요.
반대로 스스로 항아리를 채우는 사람들의 저력은 어려운 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달갑지 않은 일들이야 우리한테도 무수하게 일어나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무기력하게 손 놓고 있지만은 않을 거예요.
내가 처한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로 깨지고 더럽혀진 것들을 복구하겠지요.
퍼올리는 바가지마다 나 자신에게 통제권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바가지를 쥔 사람은 쉽게 무기력해지지도, 무너지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대단한 금은보화는 아니라도 오늘의 양식 정도는 퍼담을 수 있어요.
다소 불편하고 다소 고되게 팔다리를 움직여야겠지만
발길이 닿는 곳마다, 손길이 미치는 곳마다 우리의 영역이 확장됩니다.
그 과정에서 인생을 개척하는 보람과 개인의 성장이라는 쏠쏠한 재미도 볼 수 있습니다.
누워서 기다리기만 하는 건 몸은 편할지 몰라도 마음은 지루하고 불안합니다.
그런 삶에서는
드물게 행운을 거머쥘지는 몰라도, 자주 행복할 수는 없을 거예요.
그러니 허황된 횡재를 꿈꾸느라 항아리를 방치하지 말고,
이 사실만 기억하세요.
바가지가 내 손안에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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