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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스 Dec 28. 2022

나에게 브런치는

자유부인의 놀이터

  연이은 임신과 출산과 육아로 하던 일을 잠시 내려놓자 숨 가쁘게 돌아가던 쳇바퀴도 멈췄다. 하루 종일 엄마 뒤만 쫓던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넓지도 않은 거실이 휑하게 느껴졌다. 여유 시간이 생기면 한껏 게으름을 부릴 줄 알았는데, 놀고먹을 팔자는 못되는지 새로운 일거리로 뻥 뚫린 일상을 채워 넣기 시작했다.


  글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대단한 글을 쓰겠다는 욕심도 없다. 그저 사회에서 한 걸음 물러나 오롯이 집에서 보내는 이 시간이 무의미하게 흘러갈까 봐 뭐라도 끄적이는 중이다.


  브런치는 놀이터이다. 휴대폰 자판을 두드릴 엄지손가락 두 개만 있으면 엉덩이 붙일 틈 없는 연년생 엄마라도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다. 그리고 여기 오는 순간, 몸은 현실에 묶여있을지언정 정신만은 자유부인이 된다. 이곳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나만의 놀이터이다. 아기의 울음소리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살림거리도, 살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갈등과 성가신 일들도 글쓰기라는 놀이를 방해할 수는 없다. 하루 종일 아기들을 돌보느라 나는 뒷전인데, 이 시간만큼은 글로 놀며 나를 돌본다.


  글을 쓰는 모두에게 잠시 놀며 돌보는 쉼이 있기를.


* 표지 사진 출처: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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