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진단하기
안녕하세요. 누스입니다.
검색 한 번으로 모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요즘, 상담 센터에 오시기 전에 자가 진단을 해보시는 분들이 늘었어요. 특히 ADHD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습니다.
하지만 아는 게 병이라고, 조금만 덤벙거리거나 집중이 안 되면 덜컥 겁이 납니다.
혹시 내가 ADHD 아닐까?
ADHD는 유명세만큼이나 오해도 많이 얻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주의집중력 저하 = ADHD"일 거라는 생각입니다. 덤벙거리는 당신, ADHD일까요?
정신 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5)에 따르면, ADHD의 정식 명칭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입니다. 부주의나 과잉행동-충동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지요.
부주의는 세부적인 것을 놓치거나 사소한 실수를 반복하는 것, 긴 글이나 강의에 집중하지 못하는 것, 과제를 할 때 곁길로 새는 것, 정리정돈과 시간관리의 어려움, 소지품을 자주 잃어버리는 모습 등으로 나타나요. 과잉행동과 충동성에는 오랫동안 착석하지 못하고 좌불안석이 되는 것, 지나치게 수다스럽고 활동적인 모습, 성급함,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는 것, 타인의 활동을 방해하는 모습 등이 포함됩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정신 병리 수업을 듣던 때였어요. 당시 교수님께서는 매주 진단 기준을 외워서 쓰게 하는 퀴즈를 내셨어요. 그때 진단 기준이 너무 길어서 외우기 힘들었던 질환 중 하나가 ADHD입니다. 그만큼 ADHD로 진단받으려면 충족시켜야 할 기준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즉, 덤벙거린다고 무조건 ADHD는 아니란 말입니다.
그럼 ADHD는 어떻게 진단할까요? 먼저 상담 센터나 정신과 의원에 방문하면 치료자와 면담을 합니다. 과거력을 청취하며 진단 기준을 충족시킬 만큼 증상의 수가 많고 정도가 심한지 알아봅니다. 내담자는 덤벙거리는 행동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는데 전문가가 보기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반대로 내담자는 별 일 아니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유의미한 증상일 수도 있거든요. 그리고 그것이 생애 특정 시기나 특정 상황에서만 나타난 게 아니라, 전반적이고 지속적으로 나타난 현상인지도 확인해요. 자기 증상을 보고하는 데에 서투른 어린 내담자들은 보호자와의 면담도 꼼꼼히 진행합니다.
면담만으로 진단할 수 있냐고요? 대개 그렇지 않습니다. 면담과 함께 객관적인 심리 평가를 통해 검사에서도 주의력 저하나 충동성 등의 특성이 드러나는지 확인해요. 보통은 웩슬러 지능 검사가 포함된 종합 심리 평가를 시행하고, 기관에 따라서는 ATA와 같은 추가 검사를 실시하기도 합니다. 검사를 진행하면서 눈에 띄는 증상(예를 들어 검사 중에 착석이 되지 않음, 검사자의 지시를 금방 잊어버림 등)도 관찰하지요. 마지막으로 전문가는 이 모든 근거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진단을 내립니다.
이렇게 ADHD 진단을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요.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에만 의존하기엔 한계가 있지요. 만약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집중이 안 되고 자주 덤벙거린다면, 한 번쯤 전문 기관을 방문해 보셔도 좋을 거예요.
오늘의 누스 레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한 주간도 마음-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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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us는 그리스어로 정신, 마음의 태도를 뜻합니다.
** 보건복지부 공인 정신건강임상심리사 1급, 한국심리학회 공인 임상심리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