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누스입니다.
언제나 저의 글에 응원을 보내 주시는 몇몇 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생업과 육아로 인해 다작하는 작가는 못되지만, 그럼에도 브런치를 놓지 못하는 데에는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달콤한 라이킷의 힘이 큽니다(하트하트).
이렇게 가늘게나마 이어 온 작은 날갯짓이 좋은 바람을 불러왔습니다.
작년 가을, 글쓰기 활동을 좋게 봐주신 로스쿨 협의회 직원 분의 요청으로 두 편의 칼럼을 기고한 적이 있지요. 이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뜻깊은 경험이었는데, 그 칼럼들을 좋게 봐주신 한 출판사 편집자님께서 출간을 제안해 주셨습니다. 마침 심리와 관련된 자기 계발서를 기획 중이셨고, 아마도 저의 글이 그 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신 모양입니다.
편집자님과의 첫 미팅을 하는 동안 저는 우습게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좋은 기회를 나한테 그냥 주실 리가. 나는 구독자도 별로 없고 유명인도 아닌데... 분명 돈을 내라고 하시겠지?'
당시 자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숱한 광고에 시달리고 있었거든요.
좋은 제안인 듯하지만 다 듣고 나면 꼭 돈을 내라는 식이었습니다^ㅡ^.
세상에 대한 불신이 막 자라나고 있을 때였어요.
하지만 출간이란 기회는 인생에서 쉬이 접해볼 수 없음을 알았기에 웬만하면 덥석 물고 싶었습니다.
미팅이 끝날 즈음에 편집자님께 쭈뼛쭈뼛 질문했어요.
"너무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혹시 제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있을까요?"
그러자 편집자님께서 되려 당황하시며 손사래를 치셨어요.
"어휴. 아니요 아니요. 그런 거 절대 아니에요. 작가님 일찍 물어보시죠. 지금까지 계속 고민하고 계셨던 거예요? 절대 돈 내고 그런 거 아닙니다."
그제야 저에게 온 제안이 광고도 사기도 아닌 진짜 기회라는 걸 믿을 수 있었습니다.
실은 기회 그 이상이에요. 아마도 인생을 통틀어서 손에 꼽을 만한 기적들 중 하나가 될 것 같아요.
(그런 줄도 모르고 미팅 전날 남편과 상의해서 예산까지 정하고 나갔다는... 수치스러운 과거가... 저란 사람 겁이 많아서 억지로 철저하게 된 J형 인간이라는...)
지금은 초고의 20~30% 정도를 쓴 상태이고, 정식으로 계약도 맺었습니다.
처음으로 돛을 달고 항해를 시작한 것처럼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순풍이 불어온다면 올해 말엔 원고를 마무리하고, 내년쯤엔 책으로 찾아뵐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초심을 잃지 않고 겸손하게 이 항해를 마쳐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누스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