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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네 May 01. 2018

설교와 진보

1절도 하지마~~

"Are you lecturing me?”
(너 지금 나한테 설교하는 거야?)


오늘 본 영화에서 여자주인공이 기분 나빠하며 남자주인공에게 한 말이었다.

마침 어제 들은 '설교'가 생각났다. 영어로 답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말했을 거다.
"Shut up~~"(그만하지그래)

그러나 내가 그만하라고 말해도 그들은 말을 끝낼 생각이 없었다. 왜냐하면 '인생의 선배'랍시고 그 말을 해주어야 내가 그 생각에 동의하고 행동으로 옮겨 마침내 행복해질 거로 생각하는 듯했다.

본인들이 결혼을 늦게 해서 애를 늦게 낳거나 안 생기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아쉬움에서 그치면 될 일을 왜 (조언을 요청하지도 않은) 나에게 새로운 사실인 양 네가 미처 몰랐을 대단한 비밀을 가르쳐주겠다는 듯 설명하고 행동지침을 지시하느냐는 거다.

그런 말은 그들이 나보다 인생의 '선배'이고 나를 자기보다 뭘 모르는 '아랫사람'으로 보기 때문에 비롯되는 듯 싶다. 자기 생각이 맞다고 보는 전형적인 꼰대의 행동 예다.


전통을 중요시하고 사람은 이래야 해, 저런 사람은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이건 이런 방식으로 해야 돼 라고 주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보수적'이라는 의미에 해당한다.

반대로 다양성을 존중하며 사람은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어. 이런 생각도 있고 저런 방식도 그럴 수 있어. 꼭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니지 라는 성향이 일반적인 '진보적'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나에게 '설교'를 했던 이들은 스스로가 '진보적'인 성향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치'에 국한한다고 마음속으로만 표현했는지 몰라도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해서 진보가 아니다. 사회적 소득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다 진보도 아니다. 요즘 욕먹는 일부 어르신들을 두고 '보수'라고 표현하는 탓에 그런 이미지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고 싶어서 '진보'라는 표현을 쓰기엔 (물론 보수 라는 단어도 퇴색되어 안타까운 면이 많지만) '진보'의 의미가 조금은 (솔직히 많이) 아깝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나는 보수적 성향이야 라고 말한다면 이해해줄 수 있을 듯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요청하지 않은 설교는 들을 용의가 없으니 부디 고이 넣어두시길.

Stop lecturing me. Please! (고마해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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