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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네 Jan 25. 2022

위로만 주세요

지적 말고 위로만 주세요, 많이 많이


1.
사무실 옆자리의 차장님 가방 속에 요즘 베스트셀러인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책이 힐끔 보였을 때 사실 좀 귀엽다고 생각했다. 요즘 힘들어 보이셨는데 그런 책으로 위로받으시는구나. 별 내용 없어 보이는 책들을 사람들이 요즘도 많이 보는구나.

그런데 나도 어제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의 책 표지를 봤는데 그냥 읽고 싶어 졌다. 좀 silly해도 가볍게 읽으며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자신감도 좀 떨어졌는데 왠지 이 책으로 용기도 충전하고 싶었다. (표지를 가리고 읽고 싶은 건 비밀)

2.
지인이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했다. 사귀는 동안 남자 친구는 자신의 반대되는 점을 완벽히 보완해주어 자신이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 했다. 근데 자신이 원하는 건 충고나 조언이 아니었단다. 필요한 건 위로와 공감이라고 했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됐다. 가까운 사람에겐 지적보다 그저 위로만 받고 싶다, 그것도 많이 많이.

3.
자주 듣는 라디오 토크쇼 'Bob & Sheri'에서는 매일 청취자 전화연결로 사연을 들어보는데 이번 주엔 미국의 어머니날(Mother's day)을 기념해서 '내가 최고의 엄마일 수 없는 이유'를 주제로 전화를 받았다. 아이를 둔 엄마들이 피를 튀기며 자신이 아이들에게 했던 실수담과 죄책감이 드는 기분 등을 구구절절 쏟아냈다.

아이가 아프다고 해서 엄살 부리지 말라고 혼냈는데 알고 보니 머리가 몇 센티나 찢어진 일이라든가, 잘못 먹여서 아프게 만든 일이라던가, 자신의 방치로 아이가 다치게 된 일 등 하나같이 가장 나쁜 엄마가 되기라도 한 냥 서로 앞다투며 힘껏 목소리에 힘을 실어 내뱉었다.
_
그래서 이 쇼가 사랑받는구나, 사람들이 그렇게 위안을 받는구나 싶었다. '내가 최고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는 이유'로 전화를 받았다면 듣는 사람들은 위화감만 느꼈겠지. 바보 같아 보여도 사람들에게 그저 위로만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산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버거운 일이니까.

4.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 중

'무언가를 고민하는 사람은 매우 민감해져서 타인의 아주 작은 비판적 시선도 순식간에 알아차립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자신의 고민에 대해 비판적인 말을 하려는 사람에게는 결코 마음을 열지 않죠.

그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안고 있으면서도 저에게 상담을 하러 와서야 "실은 처음으로 남에게 털어놓는 건데..." 하고 말을 꺼냅니다. 그러니 미간을 찡그리며 철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런 고민이 얼마나 진지한지를 전혀 알 수 없겠지요.'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성인의 발달 장애가 늘어난 이유는 사회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 아닐까요?' _
(내 마음의 소리: 맞아, 맞아요!)

우리 모두는 그저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많다.
그것도 많이, 아주 많이~~~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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