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비행은 감탄이 절로 나는 관광 같았다.
김포에서 울산으로 가는 하늘길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는데 작년에 처음으로 한두 번 이용했을 땐 몰랐다(또는 잊었거나).
영천 상공에서 바라본 산의 주름은 마치 투명한 바닷물 아래 파도 자국이 난 모래 같았다. 땅에서 봤던 산의 굴곡들은 호랑이의 뱃가죽 같다 생각한 적이 있는데 하늘에서 보니 또 달리 보였다. (최근에 몰디브에서 스노클링 하면서 봤던 바닷속 잔상 때문인지) 파도가 남긴 바닷물 아래 모래를 떠올리며 자연은 서로의 모습을 닮았구나 처음으로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곧이어 나타난 경주와 울산 상공 아래 산들은 한 폭의 동양화였다. 저 멀리 보이는 산들은 육안으론 수묵화 그 자체.
이윽고 해안가가 보이기 시작할 때의 풍경도 좋아하는 그림 중 하나인데 나는 이 느낌을 (가 본 적 없는) 하와이를 닮았다며 우긴다, 크. (맑은 날은 더 그런데 오늘 사진은 아쉽다)
특히 작품 그 자체인 한국 산의 정취를 20-30분간 감상했더니 이게 교통 길이었는지 관광이었는지 헷갈리는 것이었다.
평소보다 조금 싸게 나온 ‘특가’ 항공권 가격이 이렇게 만족스럽긴 처음이다, 만족 대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