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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네 Jan 07. 2022

떡꼬치 같은 소리 하고 있네

25년 전 추억의 학교 동네를 방문했는데..

어제 부산에서 서면엘 갔다가 전포동 카페거리에서 가까워 문득 생각난 추억의 진여중을 가보기로 했다.

13-15세 때 학교를 진짜 안 좋아했지만, 학교 앞의 천장 낮은 양분식 돈가스집과 떡볶이와 튀김이 항상 반겨주던 먹자골목은 생각이 나서 고추장과 케첩 맛이 섞인 떡꼬치라도 보이면 하나 사 먹고 올까 생각했다.


그러나.

떡꼬치 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며 비웃듯 먹자골목은 온데간데없고 세상 힙한 카페 동네로 변모했다. 졸업하고 처음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전포동 카페거리에선 좀 멀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그쪽까지 골목골목 저세상 힙함을 뽐내는 가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 안의 젊은이(?)들은 또 그리 바글바글한지.


정말 혼자만 딴생각하고 살았구나, 살짝 뒤통수 맞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냉동인간이 다시 깨어나서 세상을 만나면 이런 느낌이 들까.


내가 너무 순진했구나 생각이 드는 건 왜였을까, 마치 나를 두고 하염없이 올라버린 코인과 부동산을 쳐다보는 느낌과도 얼추 비슷한 느낌. 흐어.


놀란 마음 진정시키러 조만간 옛날에 볼 수 있던 학교 앞 떡볶이집을 찾아서 떡꼬치를 먹어야겠다. 그것도 꽤 쉽지 않은 과제 같은 기분이 들지만!


추억의 진여중 교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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