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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y Jun 16. 2020

Pixelbook go를 만나다

픽셀 크롬북 언박싱 그리고 짧은 사용후기

드디어 내게 온 "크롬북" 이야기 2탄이다.


사실 꼭 구해야 하나, 몇 번씩 되묻기도 했다. 좀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과연 그 기기를 산 다음에 유용하게 쓸 것인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검색 기간이 길어지면서 이것도 하나의 피로증후군을 몰고 왔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계속 찜찜하게 남아있게 될 것이 분명했다.


최종 후보에 올려놓았던 세 개의 기종은  lenovo chromebook flex5와 Hp chromebook 14인치 hd,  그리고 pixelbook go였다.


여러 리뷰를 종합하여 내가 주안점을 둔 사항은 휴대성이 간편하며, 스크린이 선명하고, 어느 정도의 저장공간과 컴퓨터를 작동하는 힘(?)이 좋은 기계였다.


아마존에서는 배달하는 기간이 오래 걸린다고 나오고, 그나마 내 주소로는 배송이 불가하니, 다른 주소를 넣아달라는 요구가 나온다. 그래서 스테이플스를 검색했더니, 재고가 있었다. 일주일 이상 걸린다고 하더니, 주문을 넣고 나서 며칠 후 집에 도착했다.


랩탑을 고르게 되면서 너무 많은 언박싱 동영상을 시청해서 그런지, 나도 이 노트북을 받자마자 언박싱을 해보고 싶었다. 부엌 식탁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삼각대에 고정시켜 놓고 촬영했다. 언박싱하기 전 약간의 커닝 페이퍼를 작성했다.


크롬북 언박싱


흠 기다리던 크롬북이 오늘 도착했습니다.

언박싱을 해야 합니다.

언박싱… Unboxing 박스를 푼다는 의미의 영어이지요.


컴퓨터 랩탑을 찾으면서, 어떤 제품을 사야 하나, 수많은 언박싱 유튜브를 봤습니다.

크롬북이기 때문에 한국 유튜브는 많지 않았고요, 미국인이 하는 유튜브를 보면서, “언박싱”이란 말이 입에 착착 감기네요.


사실 언박싱을 많이 본 이유는 모든 제품을 직접 볼 수 없고, 수많은 제품 가운데 어떤 것이 좋은지, 일단은 블로그나 기타 글로 쓰인 것을 찾다가, 사양이나 가격이 마음에 들면, 어떤 제품일까, 궁금해지면서 유튜브를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모두 비슷한 단어들로 구성된 것 같은 그 유튜브 내용은 또, 그만큼 다른 내용들을 담고 있기도 했습니다. 구글 기반인 크롬북에 대한 리뷰와 언박싱 영상들을 보면서, 드디어 저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라 믿으며 “pixelbook go”를 주문했습니다. 사양은 기본으로 했어요. 업그레이드에 따라서 가격이 너무 뛰어서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8gb ram, 64gb memory입니다. 사진 업로드를 할 텐데, 메모리가 부족하지 않으려나 모르겠어요. 크롬북은 구글 클라우드에 저장되어서 메모리 문제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게 내가 파악한 것인데, 그렇게 되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안 됩니다.


언박싱을 하겠습니다.


어머나 너무 가벼워요. 정말 휴대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외모는 합격입니다.

위에 있는 것이 아이패드, 밑의 랩탑보다 약간 작다. 펼쳤을 때 화면이 조금 더 길었으면 좋을뻔했다.


가격을 살펴보니,  아마존이나, 스테이플스나, 베스트 바이나 모두 거의 같은 가격이었습니다. 택스 포함 거진 1,000불에 달합니다. 미국 달러로 하면 훨씬싼 것 같은데, 캐나다화로 하면 이렇게 가격이 뜁니다. 어쨌든 이제 잘 쓰는 일만 남았습니다.


아참 저는 스테이플스 오웬사운드 지점으로 주문을 했습니다. 아마존에 Lenovo Chrombook Flex5 13” 랩탑과 HP Chrombook 14” HD를 카트에 담아놓고 고민했었습니다. 레노보는 언박싱 유튜브도 많지 않고, 리뷰도 많지 않아 좋은지 성능을 알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사양은 픽셀고와 비슷했는데, 가격은 300달러 이상 저렴했어요. 이 제품을 살까 하다가, 후회라는 놈에 붙잡힐까 봐, 안전한 픽셀로 갔습니다. 그리고 HP 크롬북은 화면이 Full HD가 아니어 그동안 눈에 익은 화면들보다 처지면, 매번 볼 때마다 불평을 하게 될 것 같아서 포기했습니다.


이제 한번 켜보겠습니다.


애플 마니아 큰딸은 캐나다 올 때마다 애플의 신제품을 주문해놓고, 집에 오면 언박싱을 합니다. 그 애의 얼굴은 애인을 만나듯 반짝반짝 빛나곤 했지요. 우리는 캐나다 오는 것이 가족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애플 새 제품을 만나로 오는 것 같다고 놀리긴 했지만, 물건에 애정을 기울이는 그 애를 이번엔 한번 따라가 볼까 합니다. 검색에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 이 물건이 내게 어떤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할지 기대됩니다.


스마트폰 동영상을 틀어놓고, 배경이 어수선한 부분도 조금 정리하고 앉아서 이렇게 혼자 쇼를 했다. 실제로 언박싱하니, 컨닝페이퍼에 없는 자연스러운 감탄사가 나오고, 가슴이 두둥거렸다. 크롬북을 옆구리에 끼어봤다. 1kg 정도의 무게로 내 아이패드보다 더 가벼운 느낌이다. 사지 않았을 때 유튜브를 보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듯이 나의 "아줌마 관점"도 기기에 둔한 다른 어떤 이에게 조금의 도움이 될까, 하는 기대로 떠나보내지 않고 기록해본다. 그런데 촬영된 동영상은 정말 못 봐주겠더라. 나 혼자만 보기로 한다. 유튜버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브런치를 크롬북에서 보니, 화면이 조금 납작하여, 답답한 느낌은 든다. 사진이 있을 경우, 한 화면에 다 잡히지 않기도 한다. 그래서 브런치 앱을 다운로드하여야 하나 하고 앱을 다운로드하여서 보니, 앱은 스마트폰의 그 앱이어서 손바닥만 한 사이즈로 뜬다. 이 문제는 조금 더 사용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하고 있다. 13.3"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세로 사이즈를 신경 쓰지 않았다. 아이패드보다 조금 더 큰 정도. 8인치 정도 되는 것 같다. 세로 길이는 10인치 정도만 되어도 좋았을 것 같다.


이번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쇼핑은 꽤 많은 지식을 요하는 작업인 것을 몸소 체험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식을 나눠준다. 지식은 더 이상 본인만을 위해서 존재하지 않으며, 공유를 통해 그들은 수익을 창출하기도 한다. 제대로 된 지식을 제공하는 자들의 채널이 인기가 있을 것이지만, 혹시나 사심으로, 혹은 광고주와 짜고서 거짓된 정보를 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가려내는 것조차 소비자가 해야 할 일이니,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는 사람들의 지식이 모여서 판매를 유도하는 이상한 세상이 되어간다.


각설하고,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문외한이었던 한 분야에 대한 것을 예전에는 더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인터넷 검색으로 누구나 접근 가능해진 정보들을 보면서 나도 그 분야를 알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단 말이다. 주식투자, 같은 것... 한 번도 해보진 않았으나 혹 관심이 있게 된다면 한번 알아봐? 하면서 덤벼볼 수도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관심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기에 "주식투자"를 샘플로 가져왔다. 전문가가 알아서 해주던 것들을 비전문가들도 같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고, 수많은 정보 중에서 어떤 것을 취하고 어떤 것을 버릴지 그런 것들 때문에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갈 수도 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들여다본다면, 적어도 그 분야에서 "사기"당할 위험은 적어질 것이다.


내 물건이 좋으니, 내게 알랑 방귀 뀌면서 사라고 해야 맞을 것 같은데, 그 물건을 사기 위해 내가 들인 시간 노력을 생각하니, 어째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


아, 사실 이 노트북 자랑을 하려고 한 것이 너무 멀리 나갔다. 엄청 좋다. 특별히 이 자판기는 뭐랄까, 내가 건드려주길 바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 같은 악기들. 모두 같은 음을 내는 피아노 건반 같기도 하다. 내 무릎 위에 놓여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손의 위치와 눈의 위치를 확보했다. 책상에 앉아서 자판을 치는 것과는 엄청 다르다. 성공했다. 모든 것을 떠나서 자판기가 주는 미세한 낮은음의 소리가 나를 사로잡는다.


엊저녁에 이어 계속 쓴다. 오늘은 처음으로 크롬북을 가지고 일터로 왔다. 내 일터는 편의점. 이곳에서 자판을 두드려본 적은 없다. 아이패드로 책을 읽기도 하고, 드라마를 보기도 하고 뉴스도 시청했지만, 글 쓰는 것만큼은 이곳서 할 수 없었다.


"느끼해서 내가 싫어하는 노인 고객"도 글 쓰는 중에 다녀갔고, 선글라스를 한참 들여다보고 가는 아미쉬 소년도 왔다 갔다. 고객도 나도 서로 방해받지 않고, 틈틈이 자판을 두드릴 수 있다. 주말이라 올라가는 차들, 내려오는 차들이 예전보다 많다. 내가 원했던 것 하나가 이렇게 장소를 바꾸어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는데, 이것 또한 해결되었다.


물론 아직도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우선은 사진 업로드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힘들었다. 구글 포토 클라우드에 올려놓기는 했는데, 사진 아이콘을 누르면, 선택할 수 있는 사진들이 떠야 하는데 빈 것으로 나왔다. 사위의 도움으로 그 사진 중에서 원하는 것을 "save to device" 해놓아야 했다. 클라우드에 있는 사진은 화면에선 보이지만, 내 랩탑 안에는 저장되어 있지 않은가 보다. 말하자면 그저 구름 속에 있지만, 그것을 지상으로 끌어내리는 또 다른 작업이 필요하다고 이해하기로 한다.


구글 클라우드에 저장되는 사진들은 무제한 무료라는데, 내 용량이 이미 70%가 찼으니, 더 이상의 공간을 원한다면 매달 약간의 돈을 내고 저장공간을 구매하라고 나온다. 이것이 무슨 일인가 또 땀이 나려고 했다. 그래서 조금 더 살펴본 결과, 16픽셀 이하의 사진을 저장하는 것은 무료로 하지만, 그 용량을 넘어서는 사진은 무료 저장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DSLR  카메라 사진이 문제였다. 무료로 이용하려면 고화질이지만, 원본에는 미치지 않는 파일로 줄여서 저장하면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 문제까지 해결했다. 사진 원본은 데스크톱에 저장해놓으면 되니, 굳이 클라우드에는 원본 파일을 저장해 놓을 필요가 없다. 또 하나 찍은 사진을 직접 랩탑에 다운로드하기 위해서는 어답터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게 사위의 말이다. SD 카드를 랩탑에 연결하는 어답터를 사야 하는 문제가 남았다. 이것도 우선은 데스크톱에 일단 저장하면 클라우드로 들어오니, 그리 급한 문제는 아니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작성하던 이 글을 이제는 마무리하려 한다. 무릎 위의 컴퓨터 기능으로서 아주 마음에 든다. 그리고 구글 어시스턴스가 있다. 여러 사이즈의 원형 그림을 누르거나, 헤이 구글 하면 바로 열린다. 이것이 한국어 서비스가 된다.



"헤이 구글" 하면 바로 녹음기가 뜨고, "오늘 날씨가 어때?" 하면 몇 도인지 알려준다. 그러고 나서 내가 "고마워"하면 "도움이 되었다니 감사합니다. 언제든 문의하세요"라고 친절하게 답해준다. 아직 심오한 다른 질문은 해보지 않았다.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모르겠다. 캐나다에서 한국어로 말해주는 비서를 갖게 되었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다.


랩탑을 열었을 때, 컴퓨터를 부팅할 필요도 없고, 내가 사용하던 그 프로그램으로 바로 갈 수 있다. 많은 크롬북 사용자들이 "빠르다"라고 말했던 부분인 것 같다. 이제 나와 함께 할 크롬북에 어떤 것들이 담기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 내 안에 무언가 건져낼 것들이 있기를 기도한다.


아 그리고 아이패드와 손동작이 달라서, 자꾸 혼돈이 된다.  손가락 두 개를 내리면 글이 올라가면서 아래 화면으로 내려가고, 손가락 두 개를 올리면, 글이 내려온다. 애플과 안드로이드만 싸우는지 알았는데, 구글이 그 안에 끼어들었다. 구글, 안드로이드, 애플 모두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느라 바쁘다. 내가 사용하는 것만이라도 제대로 사용하려면 한동안 배움 모드여야 한다.


크롬북 1편에 대한 글은 이 글을 열면 된다

https://brunch.co.kr/@mindyleesong/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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