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공지/소개글]
실시간 바뀌는 작가의 말: 집필 초반에는 사과 상자 속 고서들을 하나씩 공개하며 독자 여러분과
그 비밀을 함께 풀어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정밀한 해독을 거치며 글을 써 내려가는 동안,
저는 예상치 못한 윤리적 고뇌와 하릴없는 걱정들 사이에서 깊은 번민에 빠졌습니다.
결국, 고심 끝에 상자 속 자료들은 부분 공개나 블러(Blur) 처리를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소설가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윤리적·법적 결함이 없다면 무엇이든 쓸 수 있는 자유를 가집니다.
그러나 이 비법서에 담긴 주술의 진위나 가치를 떠나, 한 장씩 드러나는 메모와 부적,
누군가에게 보내는 친서 속에 깃든 '간절함'은 상상보다 훨씬 더 아프고 묵직했습니다.
그 무게감에 짓눌려 저의 문장들은 속도를 잃었고, 가벼운 팩션으로 치부해 대충 써 내려가기엔 이 기록을 남기신 분들의 생(生)이 너무나 간절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욱 신중해지기로 했습니다. 이 필체를 남기신 분들에게 결례가 되지 않도록,
그들의 간절함을 훼손하지 않는 '착한 글'을 써보려 합니다.
소중한 자료를 시원하게 공개해 드리지 못하는 점, 부디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혹여나 이 자료의 원래 주인이 나타나 비난하지는 않을까, 밤잠을 설치며 수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들이 제게 온 것은 어쩌면 멈추지 말고 글을 쓰라는,
그분들이 쥐어준 또 하나의 '붓'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 숭고한 무게를 잊지 않고, 저의 소설은 멈추지 않고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