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영화사에서 출판한 어톤먼트 대본집(번역포함) 입니다. 영화 Mp3 CD가 부록으로 제공되는데 타이핑한 글씨체로 ATONEMENT라고 써 있는게 아주 예쁩니다.
'이언 매큐언'이 쓴 '속죄(Atonement)'는 제가 몇 장 읽고 도서관에 반납하기를 두어 번 반복했던 책이었습니다. 타자기를 수집 한 이후 제대로 읽기 시작했더니 다음장이 궁금해져 출 퇴근길 버스정류장에서도 읽다가 마음의 준비 없이 눈물이 터졌던 적도 있었습니다.
읽는 동안 온전히 집중해서 소설 한가운데 있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던 책이었습니다. 아마 제가 어릴 때 너무 좋아하던 '캔디캔디'라는 만화책 때문에 세계대전과 간호학에 관심이 많은 이유도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사랑하는 타자기도 잠깐 나오지만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구성이 탁월했고 이 책을 읽었을 때에도 전쟁 중인 지역이 있었던 것이 슬퍼서 더욱 빠져들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안타까웠던 주인공의 상황들, 글로 읽으며 혼자 이미지화했던 아름다운 장면들이 얼마나 멋지게 구현되었을지 궁금해서 소설의 여운을 즐긴 뒤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조 라이트'가 감독하고 로비 역에 제임스 맥어보이, 세실리아는 키이라 나이틀리, 브라이어니는 시얼샤 로넌이 열연했습니다. 개봉은 2008년 2월 21일!
영화는 시작부터 타자기 효과음을 넣어 제목을 소개합니다. 제가 듣기에는 너무나 설레는 사운드입니다. 타이핑 소리로 시작하는 이 OST의 제목은 "Briony" 브라이어니가 타자기를 치면서 영화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영화의 처음부터 등장하는 이 타자기는 Corona 타자기입니다!
저는 Corona model 4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 줄! "beginning of love at the en d of our"라는 부분에서 end가 en d로 타이핑되어 있는 것이 보이시나요?
Skipping이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space를 누르지 않았는데도 타자기 내부의 문제로 인해, 혹은 너무 강하거나 깊게 Key(글쇠)를 눌렀을 경우 (의도하지 않게) 발생하는 오타 중의 하나입니다. 저도 타자기 내부 기어 톱니가 망가져 스키핑이 심한 타자기를 사용해 본 적이 있는데 매우 스트레스받는 일입니다.
어쨌든 브라이어니가 사용하는 타자기는 제가 언젠가는 갖고 싶은 '피아노'같은 유광블랙, 둥근 key가 정말 아름다운 타자기입니다.
또 다른 주인공! 로비 (제임스 맥어보이)가 사용하는 타자기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Royal Standard 타자기로 보입니다.
배경은 1935년이고 소설 속에서는 신형 올림피아 타자기라고 나왔지만 영화에서는 로열타자기로 준비했네요.
열심히 검색했는데.... 영화 속 로비의 타자기는 이것일까????
Royal Model No.10 이랑 제일 비슷해 보입니다.
그 편지를 쓰지 마오... 타자기로 쓴 편지 한 장으로 인해 로비의 상황이 많이 바뀌게 됩니다.
소설을 읽으며 제일 절절하게 느껴졌던 6페이지를 한글타자기로 타이핑해 보았습니다.
소장하고 있는 타자기 중에 유일하게 1935년을 살았던 Reminton Portable No3로 가슴 아픈 대사도 타이핑해 보았습니다.(역시 레밍턴은 예쁜데 타건감도 너무 좋아요!)
영화는 정말 영상미가 좋고 잘 찍었습니다. 특히 제임스 맥어보이의 호수 같이 깊고 푸른 눈동자가 인상적이었어요. 웃고 있어도 슬퍼 보였습니다. 전쟁영화에서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자주 쓰이는 롱테이크 씬도 정말 대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