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랐던 내 감정을 대신할 문장이 있었다니
M,
새삼 너의 글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해본적이 없는 일이라고 해서 공감이 안되는건 절대 아니고
절대라는 건 절대로 없으며
너는 정말 글을 잘쓰는 구나. 하는 거 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흔히들 이렇게 말하잖아, 안 해보면 모른다고. 그런데 어제 너의 글을 읽고
나는 벅차오르다 못해 넘치는 눈물에 좀 황당했어
이게 울일까지야? 했다고 스스로 (ㅋㅋㅋ)
나만저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그 마음들을 너가 한 문장으로 딱 말해줘서 그런가봐.
"엄마, 선생님, 딸, 아내 , 그리고 김민기의 역할을 해야한다는게 버겁고, 싫기도 한데 또 싫으면 안될것만 같은 마음에 힘들 것 같아. 스스로를 잃을 까봐 불안해 하는 마음이기도 할까?"
하는 저 말이 내가 민서를 낳고 2년간 정말 느꼈던 마음인거 같아. 대체 무슨 감정인지 몰라서 황당하고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는 그 감정때문에 힘들었고. 엄마역할을 받아들인 지금에야 민서가 온전히 이쁘네.
그리고 아이는 커녕 아직 결혼을 하지 않는 너가 어쩜 그렇게 내 마음에 다녀간 것 같은
말을 하는거니? 나는 또 주책맞게 눈물바람이라니
그러고보면 세상은 참 다 나하기 나름인가봐
더 정확하게 말해보면 마음가짐의 문제가 정말로 맞나봐
상황은 거의 비슷한데
요즘은 강같은 평화인것도 내가 마음을 조금 바꾼것(수동태 아니고 능동태임 !_!)도 있는 것 같아.
내가 다 하는 집안일이 아니라 12시간을 일하고도 설거지 빨래 해두는 남편
내 일 하는데 걸림돌인 자식이 아니라 강제어른교육 시켜주는 자식
버겁고 힘든 인생이 아니라 그래도 ... 그래도 아직 삶은 좀 버겁긴 한데 간간히 주는 행복에 즐거운 인생
뭐 이런식으로?
매일같이 일기를 쓰고 활자를 읽고 기도를 하는 이 고전적인 행위들이
참 기쁘네 요즘들어서
아무런 이유없이 연락할 수 있는 니가 있어서 더 기쁜 겨울하루야
역시 넌 특별해
p.s. 너가 말해준 깊은 심호흡이나 수금지화... 그건 잘안되더라?
누군가가 딱딱 떠오르지가 않아서 조금 힘들었어. 만나서 해보는 것도 좋을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