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올 Feb 17. 2021

같이의 가치

ep.50 Keala Settle_This is ME

최근에 2017년에 개봉한 영화 <위대한 쇼맨>을 재미있게 보았다. 실존 인물인 P.T 바넘의 일화를 바탕으로 만들어낸 뮤지컬 영화로 신체적으로 특이한 사람들을 모아다 서커스 공연단을 꾸리며 있었던 일들을 그려낸 이야기다. 여기서는 글을 위한 최소한의 스포만 할 예정이니 영화를 직접 보면 좋을 것 같다.

일단 영화에 등장하는 노래들이 너무 좋다. 뮤지컬을 좋아하지만 뮤지컬 영화는 다소 몰입이 방해되어 자주 보진 않지만 <위대한 쇼맨>은 방해되는 정도의 과한 연속적 노래가 없이 비율이 아주 좋았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 이후로는 약간의 스포가 될 수 있습니다)

바넘에게 외면받은 서커스단 단원들이 부르는 'This is ME'라는 곡을 들을 수 있는 장면인데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았던 단원들이 이제는 더 이상 숨지 않겠다며 용기를 내는 장면이다.


세상의 편견에 맞서 더 이상 숨지 않겠다는 주인공들을 통해서 누구나 다름을 인정하자, 차별을 옳지 않다는 보편적 메시지를 주고 있다. 그러나 이 위대한 메시지 보다도 이 장면에서 더욱 깊게 느꼈던 감동은 '함께하는 힘'이다.


차별은 옳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정말 누군가를 차별하지 않고 다른 것에 기꺼이 용기 내서 손 내밀고 있나? 굳이 그래야 하나?라고 물어본다면 본인이 세상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던 것 같은 순간을 떠올려보라. 평소에 괜찮던 것도 나의 기분을 위협하면 갑자기 얄밉고 등지는 일도 다반사인 세상에 '나는 차별하는 사람이 아니야'라는 말을 쉽게 던질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리고 이 차별 없는 세상이란 사실 엄청난 투쟁으로 여전히 싸워가는 것이며 집단과 집단과의 싸움으로 지켜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개개인이 본인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단번에 해결되기 어렵다. 나도 매번 선뜻 내 안의 차별을 깨부수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기 일쑤다.


그래서 이 사회에는 여전히 그리고 아마 앞으로도, 아니 언제까지나 소수는 존재할 것이고 그 사실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함께 하는 힘'을 느낄 때 유난히 감동받았다.


'더 이상 숨지 않을 거야'라는 말을 과연 혼자였다면 할 수 있었을까. 아니었을 것 같다.

혼자서 숨어 있던 사람들이 모여서 서커스 단이되었고 서로에게 함께하는 존재가 되어주었다. 개인이 모여 집단이 되었기에 아이러니하게 'This is me'라고 외치는 것이 가능했던 거다.


이게 나야!라고 외치는 것은 나는 독보적인 존재야 라는 말이 아니라 '나도 너희와 함께 할 수 있어' '나도 이 세상에서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는 말과 동의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세상을 좀 더 빠르게 변화시키는 것은 '좀 더 나은 가치'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이 함께한다는 개념이 있기에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앞으로는 지금보다 잡을 수 있는 손이 좀 더 많은 삶을 만들어보고 싶다.  




수요일의 플레이리스트 50번째 곡,

Keala Settle_This is ME <The Greatest Showman OST>


안녕하세요. 2월 셋째 주 수플레는 Keala Settle의 This is ME라는 곡으로 함께합니다. 영화 <위대한 쇼맨>의 수록곡이에요. 어떠한 수식어보다도 아래 두 개의 영상이 소개를 대신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두번째 영상을 강추해요!


https://youtu.be/h2TLNdaQkL4

https://www.youtube.com/watch?v=XLFEvHWD_NE

The Greatest Showman | "This Is Me" with Keala Settle | 20th Century FOX

'수요일의 플레이리스트(줄여서 수플레)'는 여섯 명의 브런치 작가가 매주 수요일마다 본인의 에세이가 담긴 음악을 소개하는 읽고 쓰는 라디오입니다. 잠들기 전 이름 모를 누군가가 추천해주는 노래를 듣고 싶으셨던 분들, 즐겨 듣는 노래에 다른 누군가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궁금해본 적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매주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주시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음악에 조예가 깊거나 전문적으로 음악에 대해서 잘 아는 '음. 잘. 알'들은 아닙니다. 그저 음악을 좋아하고 혼자만 듣기엔 아까운 나의 플레이리스트를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일 뿐이죠. 비가 오는 날엔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음악을, 너무 추워서 어딘가에 숨고 싶을 땐 숨어 듣기 좋은 음악을 한 편의 글과 함께 나눠보려고 합니다. 글에 담긴 노래를 들으며 천천히 읽어 내려가시길 추천드립니다.


구독과 공감, 댓글은 더 좋은 매거진을 위한 원동력이 됩니다. 매주 수요일 '수플레'를 기다려주세요!

(비슷한 감성의 음악 공유도 환영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관 없어도 정말 괜찮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