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쪘다

by 밍다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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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10kg이 쪘다. 키는 작은데 살까지 붙으니, 거울 속 나는 마치 눈사람 같다. 살이 찌니까 자연스럽게 위축되고, 괜히 남의 시선을 더 의식하게 된다. 예전에 잘 맞던 옷은 하나둘 안 맞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편한 추리닝만 찾게 됐다.

결혼 전에는 악착같이 살을 뺐었는데, 지금은 너무 편안해진 걸까. 주변에서도 “살 좀 쪘네”라는 말은 하지 않아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기분이 전해진다. 거울을 보면 턱살이 살짝 접히는 게 보이고, 그 모습에 괜히 시선이 오래 머문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살이 하체 위주로 쪄서 큰 옷을 입으면 상체는 덜 부해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남이 찍어준 사진을 보면 늘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내가 생각하는 모습과 사진 속 모습은 전혀 다르다. 화면 속 나는 동그랗게 부풀어 있고, 그걸 보면 괜히 사진 찍는 것도 피하게 된다. 셀카를 찍은 게 언제였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 모습이 낯설다. 예전에는 동안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요즘은 살까지 더해지니 그냥 나이 들어 보이는 것 같아서 괜히 자신감이 떨어진다. 주변에 나처럼 급격히 변한 사람이 없는 것 같아 더 비교하게 되고, 그럴수록 더 작아지는 기분이다.

그래서 이제는 인정하려고 한다. 아, 진짜 다시 시작할 때가 왔구나.

그렇다고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시작할 생각은 없다. 작업 특성상 앉아 있는 시간이 많기도 하고, 운동은 늘 “시간이 있어야 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미루게 되니까. 대신 가볍게 산책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하루에 한 번, 잠깐이라도 밖에 나가서 걷는 것부터.

몸을 움직이면 신진대사도 조금씩 돌아오고, 소화도 잘 되고, 무엇보다 “오늘은 이걸 해냈다”는 작은 성취감이 남는다. 그게 쌓이면 더 움직이고 싶어질 것 같다.

모닝페이지도 처음에는 그냥 막 쓰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글쓰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까지 이어졌다. 운동도 비슷하지 않을까. 산책으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달리기도 하고, 등산도 하고, 수영도 해보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는 조금 무겁고, 조금 느리지만, 그래도 괜찮다.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 되니까.

앞으로는 무리하지 않고,

조금씩 나를 다시 돌보는 쪽으로 가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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