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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디터 Dec 16. 2020

소중함을 잃어버리는 이유

공연장의 공기가 그립다.

온라인 공연을 보기 위해 유튜브를 켰다. 첫 안내멘트가 나오는데 문득 공연장, 특히 연극을 하는 공연장의 공기가 그리워졌다.


대학로 공연장에는 특유의 공기가 있다. 텁텁한 듯하면서 심장을 뛰게 하는 공기. 그 공간에 배어있는 향, 떠다니는 공기는 공연별, 극장별로 다른듯하지만 비슷하다. 아니, 비슷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는 유명한 말이 있다. 사랑이야기를 할 때 자주 언급되는 말이지만 꼭 사랑에 국한된 말은 아니다. 반복되는 일상의 굴레 속에서 살다 보면 처음에는 새롭고 설레던 것들에 대한 텐션이 낮아져 간다.(이를테면 출근?)


그런데 돌이켜보면 공연은 달랐다. 공연장에 방문해 연극을 보던 순간들.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보던 시간들, 그 과정이 몹시 익숙해진 날들에도 공연을 보는 순간이 소중했었다. 앞서 언급한 공연장의 공기는 항상 느끼는 것이었는데도 매번 좋았고, 암전 역시 특별한 것이 아님에도 설렜다. 내가 그만큼 그 모든 것들을 사랑해서였다.


오히려 그 소중함을 잃어버린 건 코로나가 기승을 부려서 공연장으로부터 멀어진 때였다. 한없이 멀어지니까 그 공기가 얼마나 설렜었는지 잊히기도 했다. 소중함을 잃어버리는 건 익숙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상으로부터의 거리가 너무 멀어짐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 거리가 더 멀어지지 않게, 하루빨리 익숙하던 그 시간들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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