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밍디터 Jul 13. 2021

일기장을 완성한 적이 없다.

살면서 일기장을 완성한 적이 없다. 기록하는 것은 좋아하는데 왜 일기는 쓰지 않을까,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다.


아무래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을 유난히 싫어하는 탓인가. 조금이라도 매일 꾸준히 작성하고, 돌아봤을때 팔할 이상은 빼곡히 채워진 일기장을 상상하며 다이어리를 사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현실의 나는 한가지 일에 그렇게 꾸준할  없는 사람이었고, 결국 듬성듬성 비어버린 페이지를 보는걸 견디지 못했다. 그래서  일기장은  봄을 넘기지 못했다.


근데 저런 성향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답이 될 수는 없다. 더 들어가보면 결국 마음가짐의 문제가 크다. 일기를 '매일' 써야하는 것으로, 스스로 정의내린게 문제였다. 날마다 일기를 쓰고, 선생님의 도장을 받아야 했던 초등학교 시절은 이제 없다. 일주일에 한 번, 아니 한 달에 한 번 써도 되고, 그도 아니면 그저 쓰고 싶은 날만 기록하면 된다. 연도별로 엮을 필요도, 매년 일기장을 완성하겠다 생각할 이유도 없다. 그걸 깨닫는 데에 꽤 오랜시간이 걸렸다.


일기는 그날 겪은 일에 대해 기록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어느 날을 기록할지는 오롯이 쓰는 사람의 선택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일기를 써 볼 생각이다. 기한을 정하지 않고.

작가의 이전글 버킷리스트 쪽지를 발견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