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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은 입을 벌려 뱉어내야 한다.

by 밍작가

"불행을 이미 지나간 사건으로 깔끔하게 인정해라."

<쇼펜하우어 인생수업>


불행한 사람들은 불행한 이유가 있습니다. 불행을 계속 곱씹습니다. 불행은 추억이 아닌데도 지나치게 회상하며 계속 마음을 불행으로 채웁니다. 불행은 껌 같아서 아무리 씹어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질겨집니다. 게다가 불행이라는 껌은 결국 딱딱해져서 우리의 턱관절에 무리를 줍니다. 껌을 씹고 있으면 좋은 음식을 먹지 못하기도 하죠. 이렇게 불행을 계속 씹는 것은 영양적으로나 의료적으로 모두 좋지 못합니다.


오래도록 불행하지 않으려면 불행을 뱉어내야 합니다. 이미 한 번 불행이라고 정의 내린 사건은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어도 행복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어도 인생의 종착점이 될 수 없습니다. 트라우마가 될 수는 있어도 좋은 기억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한 번에 뱉어버리든, 잘게 잘라서 조금씩 뱉어버리든, 어떤 방법을 이용해서든 뱉어내야만 합니다. 계속 씹어봤자 몸과 마음만 아프니까요. 더 이상 미련 두지 말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뱉어내 버려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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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을 가지고 있으면 후회로만 가득 찬 인생이 됩니다. 후회는 물귀신 같아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죠. 뿌리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후회가 잡고 있으니 아무리 나아가려 해도 제자리걸음만 할 뿐입니다.


후회로 가득 찬 사람은 즐겁고 명랑한 삶을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후회를 버려야만 한다. 명랑한 것만이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해 주니까요.


"모든 자산 중에서 가장 직접적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은 명랑한 마음이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명랑한 인생'이라고 하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나이에 무슨 명랑이냐...' 하면서 젊었을 때나 명랑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 나이에 명랑한 인생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점잔 떠는 심각함을 가지고 살아가곤 합니다. 진지하지 못한 인생이라고 평가절하하죠. 하지만 본인이 웃음을 잃은 것을 일반화하려는 논리일 뿐입니다. 웃음을 잃고 명랑하지 못하게 사는 사람들은 덜 행복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행복한 인생이 되기 어렵습니다. 행복이란 건 엄청 큰 게 아니고, 나중에 한 번에 오는 것도 아니니까요. 순간순간의 작은 행복들이 여러 번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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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돈이 많아도 우리의 행복을 가장 가까이에서 좌우하는 것은 우리의 몸입니다. 돈과 물질 사람 같은 것들은 우리의 몸 외부에 있기에 감각의 의식화라는 과정을 거쳐서 행복이란 감정으로 느껴집니다. 이런 의식화 감정 없이 본능적으로 우리와 가장 가까이 연결되어 있는 마음 상태와 건강이 우리의 행복에 가장 크게 관여하는 이유이죠. 테이블 모서리에 무릎을 부딪혔다고 생각해 보세요. 운전 중에 비바람이 쳐서 사고가 날지 모르는 상황에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행복할 수 있을까요? 돈과 물질과 상관없이 누구나 불안하고 불행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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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불행을 없애버리는, 즉 뱉어내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명랑함의 힘입니다. 굳게 다문 입으로는 그 무엇도 뱉어낼 수 없습니다. 안 좋은 것들만 쌓이기 마련이죠. 어지러운 이 세상에서 보고, 먹은 것들 중 좋지 않은 것들을 뱉어내야 하는데 굳게 다문 입으로는 뱉어낼 수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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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명랑하게 웃는 사람의 입은 열려있습니다. 열려있는 입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뱉어낼 수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단순한 호흡일지 몰라도, 심리적으로는 기쁨이 오가는 통로이자 공감을 하는 통로이기도 하며, 사랑을 하는 가장 짜릿한 통로이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불행을 뱉어내는 효과적인 통로이고요.


명랑하게 웃으며 입을 벌려야만 불행이라는 껌을 뱉을 수 있습니다. 즉 웃으면 웃을수록 불행에서 멀어지고 행복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많이 웃는 자는 행복하고, 많이 우는 자는 불행하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많이 웃는 자는 행복하다는 말은 결과론일 수도 있고 과정론일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사람이어야 웃는 것일 수도 있고, 웃으면서 행복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달걀과 닭의 관계처럼 행복과 웃음 중 무엇이 먼저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결국 웃음으로서 불행을 뱉어내기도 하고, 불행이 머물 시간 자체를 단축시키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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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에, 아무리 힘들어도 명랑하게 살아야 합니다. 외롭고 슬프더라도 억지로라도 웃어야 합니다.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웃다 보면 우연히 씹던 껌이 입 밖으로 나가는 것처럼, 웃다 보면 나도 모르는 불안이 몸 밖으로 나가버릴지도 모르니까요. 지금 뱉어내지 않고 억지로 가지고 있다가는 딱딱하게 굳어져 버려서 내 몸 안의 어딘가를 막아서 병들게 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땐 정말 고통스러울 테니까요.


제발, 쓸데없는 진지함을 버려두고 명랑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포함해서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쓸데없는 진지함을 좋아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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