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교 가는 길 : 롯데월드

'23. 12. 8. (금)

by 밍작가

공주가 걸어 다니기 시작하고, 어색한 발음으로 어른들의 말을 따라 하기 시작하는 시기.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더 큰 생각을 하도록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날 집 앞의 키즈카페에 데려갈게 아니라 더 큰 물에서 놀게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주말의 놀이동산은 두 돌도 안된 공주에게 너무나도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금요일까지 연차를 써서 할미와 함께 공주를 데리고 잠실로 갔다. 마침 동생도 잠실로 오기로 해서 더욱 든든했다.


"놀이동산 갈 거야~"라고 이야기해 주었지만

"키카? 키카?"만 외치던 우리 공주.


롯데월드에 가면 과연 좋아할까?라는 고민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이성적인 고민보다는 느낌으로 행동을 하는 실행력 좋은 ENFP 아빠는 일단 데려가고 보는 편이다.


롯데월드에 입장하기 전까지 줄을 서고, 기다리면서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기는 했지만, 공주는 잘 견뎌주었다. 롯데월드에 들어가자마자 처음 펼쳐진 번쩍번쩍한 조명과 놀이기구에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아직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들이 얼마나 신기할까?


오늘은 날씨가 너무나도 따듯했다. 12월의 날씨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매직아일랜드 앞에서 사진을 찍으러 밖으로 나갔다. 따듯한 12월의 겨울날씨에 이색적인 성을 보니 공주가 참 좋아했다. 공주가 좋아하니 나도 참 좋았다.

가는 길에 양 옆에 롯데월드 마스코트인 너구리 로리와 로티 그림이 있었다. 이 너구리마저도 뾰족한 귀를 보면서 '냥이~'라고 좋아했다. 이런 모습마저도 너무나도 귀여웠다. 행복해졌다.


그래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롯데월드에 왔으니, 놀이기구를 타봐야 하지 않겠는가. 예약이 꽉 차지 않은 모노레일을 탔다. 그리고 롯데월드의 랜드마크인 회전목마에 같이 올라탔다. 꽤 많이 걸었는지 회전목마에 타고서 찡찡대던 공주다. 재밌어할 줄 알았지만 키즈카페에서 타던 조그만 회전목마 모형보다도 힘들어했다.

기념품 샵에 가서 작은 아빠가 냥이 인형을 사줬다. 2주 만에 봤는데도 낯을 가리며 작은 아빠 손 한번 잡아주지 않던 공주가 집에 갈 때가 다 되어서야 작은 아빠를 반기기 시작한다. 그래도 지난번 아쿠아리움에서 작은 아빠를 보면서 울어대던 것에 비해서는 엄청난 발전이었다.


전 사람에게 데려다주는 길.

공주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해본다.

"공주, 오늘 재미있었어?"

"웅!"

"얼마나 재미있었어?"

"마니!"

"냥이 인형 누가 사줬어?"

"작은... 아빠가.. 냥이.. 인형.. 사줘떠!!"


짧은 발음으로 문장을 구사하면서 작은 아빠를 기억해 주는 멘트에 우리 모두 참 대견하면서도 기쁘다. 이 맛에 작은 아빠는 나중에 또 공주 보러 오겠지.


집에 데려다 주니, 간다고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는데 나와 할미에게 손을 흔들며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공주. 아빠와 할미라는 존재는 집에 데려다주면 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는 것 같다. 너무나도 쿨하게 빠이빠이를 하는 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 조금은 씁쓸하다.


그런데, 갑자기 공주가 이야기한다.

"아빠 같이 키카 가!"


키카보다 훨씬 좋은 롯데월드에 그 고생을 하면서 데리고 갔다 왔더니 키카를 가자고 한다...^^;;;;;

조금 당황스럽지만 어쩔 수 있겠는가.

"알았어. 공주 두 밤 자고 나면 아빠랑 키카 가자~ 아빠 내일모레 올게~"

"웅!"


이렇게 또 공주와 약속을 하고서는 집으로 돌아왔다.


더 큰 세상을 보게 해주고 싶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고 싶다.

평소에 함께하지 못하기에, 함께 하는 시간만이라도 더 큰 영향을 주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노력이 우리 공주가 더 큰 생각을 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빠보다 더 크게 생각하고,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공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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