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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지뉴 Mar 12. 2021

법학적성시험(LEET), 도대체 뭘 공부하란거지?

(3) 로스쿨 준비 1단계, 최소한의 투자로 리트(LEET) 고득점하기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리트(법학적성시험, LEET, 이하 '리트')를 이미 치른 적이 있다거나, 기출문제를 본 분들이라면 저 제목을 십분 이해하시리라 생각한다.


로스쿨의 입학을 위해 수능성적처럼 꼭 필요한 리트성적. 로스쿨의 입시는 서류전형과 면접전형으로 나뉘는데 서류전형 지원을 위해서는 (1) 리트성적, (2) 외국어성적(영어), (3) 학부 성적표와 그 외에 지원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글은 로스쿨 입시를 위한 리트 성적을 다룬다. 외국어 성적과 학부성적, 그리고 인상에 남는 지원서 작성하기는   이후 순차로 다룰 예정이다.



내가 리트 기출문제를 처음 보고 느낀건, 이걸 공부하면 성적이 오르긴 하는거야? 였다. 


나의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처음 내가 기출문제를 보고 든 생각은 수능하고 다를게 크게 없네? 공부할 것도 없잖아? 였다.


나는 두 번의 리트 시험을 쳤는데, 처음은 2-3달 동안 리트 수험준비생으로서 시험을 쳤고(공부를 나름 열심히 했다는 의미이다), 두번째는 회사원으로 일하다가 그냥 갑자기 가서 시험을 쳤는데, 언어이해는 두번째가 훨씬 더 점수가 높았고 추리논증은 처음 친 시험이 1-2개 정도를 더 맞춘것으로 기억한다.


이 글은, 아무래도 고등학생때부터 눈에 불을 켜고 공부하는 학생들보다는(물론 난 이 방법이 당연히 어린? 젊은?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공부를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직장인들이 그 부족한 시간을 쪼개서도 리트공부를 할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기 위해서다. 그래서 제목도, 최소한의 투자로 최고의 리트 시험 성적 내기.  



[언어이해] - 수능 언어영역의 대학생 ver.


2021 언어이해 기출문제 중 일부


언어이해 시험지와 지문이다. 보통 언어이해 지문은 한페이지 정도이고, 긴 지문을 읽고 2-3문제를 풀어야 한다. 문제의 유형 자체는 수능의 언어영역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지문의 난이도가 높다. 언어 문제의 난이도를 높이는 방법은 어휘가 어렵거나, 지문의 내용이 생소하도록 하고 문제를 풀 시간은 짧게 주는 것인데, 언어이해의 경우 어휘와 지문의 전문성의 정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리고 지문을 두 번 읽는 순간 문제를 다 풀 수 없을 정도로 주어지는 시험 시간은 짧다.  


언어이해 점수는 처음 아무런 공부를 시작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자 기출문제를 풀었을 때와, 실제 점수가 크게 차이 나기 어려운 대표적인 과목이다. 추리논증 과목은 문제를 푸는 스킬을 익히면 3-4문제는 더 맞출 수 있는데 비해, 언어이해는 아무리 공부해도 점수에 변동이 생기기 어려운 과목이다. 리트에서 언어이해는 30문항 중 25문제를 맞추면 고득점으로 보는 편인데, 학원을 다녔을 때 내 점수는 대개 22-23개 대였다. 그리고 그 개수는 대개 변하지 않았다. 그 때 이 시험은 내가 책상위에 앉아있는 공부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고득점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두 번째 리트시험을 칠 때에는 기출문제들을 정해진 시간 내 몇 번 풀어본 것 외에는 아예 공부를 하지 않았다. 그래도 26-27개 정도를 맞춘 것 같다. 아무리 공부해도 안오르던 언어이해가 왜 이렇게 갑자기 확, 점수가 올랐나를 한참 생각해봤는데, 비결은 이랬다.


나는 금융권 중에서도 해외경제리포트를 일부 번역하거나 국내경제리포트를 정리하는 일을 했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나의 업무가 나의 언어이해 성적을 한껏 올렸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언어이해 성적을 잘 받으려면 짧은 시간에 어휘가 어렵고 내용 또한 생소한 글을 읽고 요지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나같은 경우, 문학, 경제, 철학, 예술 관련 지문은 별로 어렵지 않게 읽었지만 원래 싫어했던 과학, 기술 지문은 꼭 중간에 한 번씩 읽으면서 버벅거리거나, 제대로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수십장, 수백장의 글을 읽고 정리를 해야 하다보니 글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게 됐고(나는 원래 글을 빨리 읽는다), 대부분 내가 읽던 논문들이 다 알고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글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쨌든 읽고 이해해 정리를 해야 하다보니, 독해력이 늘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언어이해 점수를 높이는 방법은, 자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주제와 관련된 학문적인 글을 자주, 빠르게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1) 신문기사, 잡지 기사는 너무 쉽다. 적어도 문학의 경우 문학평론집 이상을, 과학 주제는 과학학술지 이상을 독파해 전문분야에서 사용하는 어휘를 보고 문맥으로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을 기를 필요가 있다.

(2) 책은 너무 길다. 언어이해 지문은 책에서 발췌하기도 하지만, 짧은 글 안에 전체적인 맥락이 들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너무 길지는 않다. 그래서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읽으면서 내용을 파악하도록 호흡이 긴 책은 수험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재미로만 읽으시길.


하루에 적어도 2-3주제씩, 짧은 시간에 지문을 독파하고, 주제를 머릿속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습관, 그러니까 읽으면서 내용이 머릿속에 정리될 수 있도록 글을 읽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10분이면 2-3 주제를 충분히 섭렵할 수 있다.




[추리논증] PSAT보다 어렵다


나는 원래 퀴즈풀이나 논리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게임류를 좋아한다면 사실 추리논증은 그다지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퀴즈나 논리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쉽게 추리논증 문제를 푸는 편이고, 컨디션에 따른 점수 변화도 크게 없다. 나는 그렇지 않았다. 여튼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는 것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데 나같은 다수의 사람들도 대개 5-6문제 정도는 문제를 푸는 공식(예를 들어 논리학의 간단한 이론으로 풀 수 있는 문제)을 익혀서 풀 수 있고, 2-3문제는 컨디션에 따라 맞출 수 있고, 1-2문제는 찍어서 맞출 수 있다.


2021 추리논증 기출문제 중 일부


1) 나는 PSAT문제에서는 그닥 도움을 받지 못했다.


일단 내가 느끼기에는 PSAT문제가 더 간단하고 풀기 쉬웠다. 시험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겠지만, PSAT문제는 간단히 몸풀기?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PSAT문제로 추리논증을 완벽히 대비하긴 어렵다.


그래도 기출문제라서 꼭 다 한 번씩은 풀어볼 필요가 있는데, 나는 주로 종이 한 장에 문제 하나씩을 프린트 해서 시간 날때, 심심할 때 풀었다. 정말 낱말 퀴즈 푸는것 처럼. 두뇌운동에 도움이 된다.


2) LSAT문제도 재미로 풀면 좋다.


이건 영어가 어느 정도 편한 사람들인 경우에 추천하는 방법이다. LSAT은 미국로스쿨 입학을 위한 리트 같은 시험인데, LSAT의 문제들은 훨씬 간단하고 더 퀴즈같고 퍼즐같다. 나처럼 퀴즈나 퍼즐풀기를 즐겨하지 않는 경우인데 영어는 좀 잘할수 있다, 하는 분들은 LSAT 기출문제를 사서 위 방법처럼 심심할 때 하나씩 풀어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은근히 LSAT문제를 번역만 해서 더 길게 만든 문제들이 실제로 PSAT과 리트에 존재한다.


그리고 LSAT문제는 짧고 영어가 쉬운 편이라, 영어를 잘 못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풀기가 어렵지는 않다.


3) 추리논증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면 자리잡고 마음먹으면서 문제 풀지 말 것


나는 논리게임이 진짜 싫어서 추리논증을 마음먹고 공부한 적이 정말 단 한번도 없다. 오히려 자기가 논리게임 문제풀기에 자신이 없다면 나는 논리학 문제는 다 맞추고 논리게임 문제는 찍어서라도 맞추겠다고 쉽게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위에 보여드린 것 같은 논리게임 문제는 추리논증문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정말 PSAT문제와 간단한 논리게임 문제들을 버스 기다리다 하나 풀고, 밥 기다리면서 하나 풀고, 자기 전에 하나 풀고 하면서 뇌를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느낌으로 편하게 풀었으면한다. 나는 정말 이 논리게임 몇문제를 다 맞추지 못하는게 처음에는 너무 스트레스였는데, 나중에는 정말 별생각 없어졌다.  




사실, 로스쿨은 리트시험 성적만 있으면 학부 전공이 뭐든, 학부에서 법학 수업을 들었든 아무런 상관 없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이 리트시험이라는게 어렵지 않기 때문에 더욱 더 한 번 노려볼만 하다(변호사가 되고 싶다면).


만약 나에게 누군가, 리트 시험을 치기 위해 인터넷 강의나 수업을 들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추리논증에서 문제를 풀기위한 간단한 논리게임이나 논리학 문제를 위해서라면 짧은 강의 하나 정도를 듣는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오늘의 결론은 두 가지다.

 

1. 너무 열심히 공부하지 말고 자투리 시간에 공부할 것.

2. 자신이 관심없는 분야까지 다양한 학술적인 글을 읽을 것  


다음 글은 어쩌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지도 모르는 영어성적, 외국어를 잘하면 로스쿨 입학에, 취업에 긍정적일까? 를 주제로 써보려고 한다.


그리고 리트의 기출문제는 https://www.leet.or.kr/ 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심심하신 분들 한 번 풀어보시길. 시간 내에 언어이해 23문제 이상, 추리논증 35개 이상 맞춘다면 로스쿨에 도전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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