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2022년 4월 3일, 아침 6:30 AM에 너는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바닥에 드러누워 30분을 울었단다. 지금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아침 풍경이라 엄마는 사실 좀 지쳤어. ㅡ 엄마의 일기 중
지금 이 편지를 쓰고 있는 건 1년이 조금 지난 2023년 5월 4일이야. 갑자기 왜 1년 전 즈음 일기가 왜 떠올랐냐면 ㅡ 오늘 아침에 네가 아이스크림을 먹겠다고 하는 거야. 지금은 너무 시간이 이르니까, 아침 먼저 먹고 이따가 학교 다녀와서 아이스크림 먹자. 엄마가 잊어버리면 네가 꼭 얘기해 줘.라고 말했는데. 너는 조금 울먹거리더니 입을 삐죽이다가 아이스크림을 다시 냉동실에 넣는 거야! 그리고 학교를 다녀온 후, 엄마에게 아이스크림을 꺼내주세요.라고 말을 스스로 하더라고. 이런 일이 오늘 처음은 아닌데. 오늘따라 유독 너의 그 인내심이 다르게 느껴졌어. 나는 너에게 인내심이 뭔지를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어쩜 네가 인내심이 뭔지를 알려주고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더라고.
지금 너와 나는 둘 다 '인내'라는 것을 함께 배워나가고 성장하는 중인 것 같아. 너도 너지만 엄마도 함께.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1년 전에 네가 바닥에 드러누웠을 때 이게 뭐라고 그렇게 화를 내었는지, ^^; 엄마도 못 참고 너에게 화를 낸 적도 있었거든. 그런데 지금 이렇게 알아서 기다리고 학교 다녀와서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말하는 널 보니 사실은 좀 부끄러워졌어. 그리고 너에게 고맙더라고.
인내라는 게 그렇게 금방 몇 시간 만에 터득되는 게 아닌데 어떤 건 몇 시간이 혹은 며칠이, 또는 몇 개월 몇 년이 걸리는 게 있네. 엄마를 1년 전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는데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오늘은.
언제나 사랑한다.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