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의 편지
오늘은 엄마의 마음을 너에게 전달해 볼게.
오늘은 아침부터 너와 나의 불꽃 튀는 전쟁이었단다. 아침 등원 전쟁, 밥 거부, 달달한 초콜릿 간식만 먹겠다 그러고, 샤워도 싫고, 양치질도 싫고, 자는 것도 싫고, 다 싫다고 하며 울고 소리 지르는 통에 엄마 인내심의 끈도 뚝 끊어져버렸어.
그래서 부끄럽게도 오늘은 너에게 큰 소리로 화를 내다가, 갑자기 밀려드는 서러운 감정에 엄마도 너랑 같이 펑펑 울어버렸어. 엄마가 울고 있으니까 네가 더 크게 울면서 "엄마 미안해" 하는 게 또 너무 미안해서 엄마도 더 울어버렸지.
혹시라도 네가 이 날 밤의 감정을 기억하거나, 아니면 이와 비슷한 날들의 감정을 너도 모르게 지니고 있다면, 엄마가 너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너에게 화내면 안 됐고,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오늘밤이 내가 너에게 화를 낸 유일한 날은 아니지만 오늘이 유독 더 마음이 아팠던 이유는, 네가 나에게 오히려 "엄마 미안해"라고 말했기 때문이란다...
나도 엄마로 널 키우는 건 처음이라 모르는 게 많고, 혼자서 육아하는 게 버거울 때가 있고, 그렇게 지내다가 보면 나도 모르게 가끔 처리되지 않은 찌꺼기들이 한꺼번에 올라올 때가 있어. 하지만 그건 엄마의 상황이고, 그래도 너에게 화를 내면 안 됐는데 참으로 미안해. 그래서 자기 전에 사과를 하고 우린 꼭 껴안고 잠을 청하다가 잠든 너를 바라보니 적어둬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 이렇게 공개적으로 너에게 말하는 게(그것도 수년의 세월이 지나서) 부끄럽지만, 그보다는 너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마음을 전하는 게 중요하니까.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나은 엄마로 만나자! 완벽하진 않지만 너에게 따뜻한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게.
그리고 너를 가진 순간부터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단다. 너를 혼내는 그 순간에도.
언제나 사랑한다.
엄마가